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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육아로 '손주병' 앓는 할마·할빠들

(대전·충남=뉴스1) 민근형 기자 | 2017-03-18 11:59 송고
유성선병원 선동혁 정형외과 과장. © News1
최근 '할마(할머니+엄마)', '할빠(할아버지+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노인들이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황혼 육아'가 급증하고 있다. 

아무리 손자 손녀가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이 요구되는 육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관절, 허리 등이 점점 약해지고 관련 질환들이 가속화된다.
근래 이런 건강 문제를 통틀어 '손주병'이라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황혼육아로 인한 육체·정신적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선동혁 유성선병원 정형외과 과장의 도움말로 할마·할빠들을 힘들게 하는 여러 관절 질환과 치료 및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손목 건초염,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발생
할마· 할빠들이 아이를 장시간 안고 있거나 기저귀를 자주 가는 등 쉴 틈 없이 손을 움직이면 손목의 힘줄을 싸고 있는 막 또는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관절 부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는 손목 건초염에 걸리기 쉽다.

염증 초기라면 우선 통증이 발생하는 곳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후 보호대를 손목 관절에 고정한 다음 온·냉찜질을 하면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진찰이나 혈액검사로 염증반응 수치를 확인하고 약물처치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손목 건초염을 자가진단하려면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쥔 뒤 손목을 아래로 꺾을 때 심한 통증이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주먹을 쥐고 원을 그리듯이 손목을 돌려주거나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위아래 방향으로 번갈아 가면서 눌러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 예방엔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근력강화 운동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 하중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쉬워 물렁뼈라고 불리는 연골로 싸여있는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부종, 통증 등을 동반하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발전한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무릎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질 수 있다. 조기에 발견한다면 물리치료와 관절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이미 심각하게 진행돼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각하다면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절염 예방에는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이 통증 감소와 관절의 안전성에 도움을 준다. 대신 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체중이 무릎에 부담이 가해지지 않는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양반다리, 무릎을 꿇고 앉거나 쪼그려 앉기 등도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성을 높일 수있으니 의자에 앉는 생활습관도 좋은 예방법이다.

◇허리 디스크,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 척추, 등, 허리 부위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추간판 탈출증, 일명 허리 디스크를 앓게 될 확률이 높다. 이 질환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며 흔히 허리에 발생하고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픈 증상도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비수술 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환자의 80~90% 정도는 비수술 치료를 받으며 회복할 수 있다. 척추신경차단술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에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해 신경을 차단한 뒤 통증을 가라앉히며, 척추신경성형술은 염증이나 유착이 발생한 부위에 약물을 투여해 유착된 신경을 분리해 레이저 시술로도 치료한다.

나머지 10% 경우의 환자들은 수술로 치료가능하다. 최소 절개 후 현미경으로 수술 부위를 관찰하면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미세현미경 절제술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 추간판과 비슷한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이 있다.

예방법에는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틈틈이 휴식하는 것이 좋다. 할마·할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동안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아이를 눕히거나 보행기에 앉힌 뒤 시간을 내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등 충분히 쉬는 것이다.

또한 허리가 굽는 자세로 오랫동안 있는 것을 가급적 지양하고, 등과 허리, 엉덩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올바른 수면자세도 척추디스크 예방에 좋다.


lucifer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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