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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권영우 화백의 1958년 '국전' 수상작에 얽힌 사연은?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3-17 08:49 송고 | 2017-03-19 14:45 최종수정
권영우 '바닷가의 환상' 1958 (국제갤러리 제공) © News1
권영우 '바닷가의 환상' 1958 (국제갤러리 제공) © News1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16일 개막한 고(故) 권영우 화백(1926-2013)의 개인전 ‘다양한 백색’(Various White)에 1958년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교부 장관상을 받은 권 화백의 초기작 '바닷가의 환상'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동양화의 답습에서 벗어나 실험적이고 초현실적인 당시 추상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닷가의 환상'은 똑같은 내용의 그림 2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한 점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또 한 점은 권 화백의 유족 측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에 나온 건 유족 소장품이다.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권 화백의 둘째 아들 권오현씨는 이와 관련해 "국전 출품작은 당시 철도청에서 구매했다"며 "이 작품을 소장하고 싶어했던 권 화백은 그 해 똑같은 작품을 다시 그렸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청에서 사 갔던 첫 번째 작품은 지난해 서울옥션을 통해 다시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미술자료관리과에 문의해 보니 1998년 10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이 작품을 철도청으로부터 기탁받아 관리해 왔다. 이후 작품이 돌고 돌아 경매에 부쳐지고 다시 권 화백의 유족 손에 들어간 것이다.

두 번째로 다시 그린 작품은 2006년 10월19일 권 화백과 당시 하종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협약을 맺고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 2월 서울시립미술관은 권 화백의 기증 작품 70점과 소장 작품 5점, 작가 소장 1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점을 선별해 기증 작품전 '권영우, 종이에 담은 삶'을 개최했다.
두 번째 '바닷가의 환상'도 이때 함께 전시됐다. 서울시립미술관 작품수집과에 따르면 당시 기증 협약서에는 특이사항이 부기됐다. ‘바닷가의 환상은 1958년도 동일 시기에 2점을 제작해서 1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고, 1점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권영우, 무제, 1980년대 47.5 x 40㎝ (국제갤러리 제공) © News1
권영우, 무제, 1980년대 47.5 x 40㎝ (국제갤러리 제공) © News1

국제갤러리는 이번 전시에서 권 화백의 1970~80년대 제작된 미공개 백색 한지 및 소품 작업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백색 한지를 손톱이나 도구를 이용해 찢고 뚫고 붙이는 등 반복적 행위가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권 화백 사후 작품관리를 도맡아 온 유족들의 소장품이 대부분이다.  

전시 제목인 ‘다양한 백색’은 오늘날 한국 단색화의 시초가 된 것으로 일컬어지는 1975년 일본 동경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 이른바 ‘백색전’에서 따 왔다. 이우환 화백의 주도로 한국의 ‘백색화’를 일본에 처음 소개한 이 전시에는 권영우, 박서보, 서승원, 이동엽, 허황 등이 참여했다. 국제갤러리의 이번 전시는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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