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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간첩인데"…만취해 경찰서 찾아 난동부린 40대

(익산=뉴스1) 박아론 기자 | 2017-03-13 10:55 송고 | 2017-03-13 11:21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자수하겠습니다. 전 간첩이에요."

자신이 간첩이라며 지난 9일 택시를 타고 경찰서에 자수하러 왔다가 소란을 피워 체포된 김모씨(48)는 경찰조사실에 앉아 이 말을 되풀이했다.
전북 익산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

지난 8일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신 그는 귀가해 아내에게 "사실 나는 간첩이다. 자수를 하러 경찰서에 가야겠다"는 말을 하고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남편이)기가 딸려서 헛소리를 하나보다'고 생각한 아내는 김씨를 병원으로 보내기 위해 119로 전화를 한다는 게 실수로 112로 전화를 걸었다.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의 가정폭력을 의심했고, 곧바로 현장에서 아내와 남편을 격리시켰다.
경찰은 아내의 설명으로 가정폭력이 아닌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 사이 김씨는 택시를 잡아 타고 경찰서로 향했다. 자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김씨가 밤 사이 실랑이를 벌이다 택시를 타고 경찰서에 도착한 시각은 다음 날인 9일 오전 1시10분. 경찰은 경찰서 입구에서 의례적으로 김씨가 탄 택시로부터 용무를 묻기 위해 차단봉을 내리고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택시기사에게 차단봉을 넘어 경찰서 안까지 데려다 달라고 떼를 썼고, 시간이 지체되자 택시기사(60)를 때리기 시작했다.  

택시기사는 김씨를 피해 차에서 내렸고, 이 틈에 김씨는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택시를 몰고 경찰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경찰서 현관문을 향해 직진했고 경찰서 계단을 들이받은 뒤 체포됐다.

당시 김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74%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간첩이어서 자수하러 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익산경찰서는 13일 폭행, 공용건물손상, 음주운전의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동종 전력은 없으며 간첩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며 "술이 깬 현재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hron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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