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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화려함 뒤에는…지하 푸드몰 억대 분쟁에 '몸살'

점주들 "문제 해결 안돼, 언제 다시 문 닫을지 몰라"
위탁업체 "청소용역 등 관리비 생각하면 돈 받아야"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7-03-25 09:00 송고
고척스카이돔 지하 푸드몰 입구. © News1
고척스카이돔 지하 푸드몰 입구. © News1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로 주목받고 있으나 지하에 위치한 푸드몰은 억대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장부터 삐거덕 거린 것을 감안하면 1년 가량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25일 고척돔 지하 푸드몰 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해 서울 강서경찰서에 (주)컬쳐리퍼블릭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고척돔 지하 푸드몰 운영을 위탁받은 컬쳐리퍼블릭이 돈을 떼어먹은 것 같으니, 진실을 규명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었다.
컬쳐리퍼블릭은 푸드몰 위탁운영업체로 선정된 후 지난해 31개 매장 점주들과 공동운영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모두 컬쳐리퍼블릭에게 넘어간다. 각 매장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카드 결제액은 자동으로 컬쳐리퍼블릭 측으로 가고, 현금은 매일매일 입금하는 방식이었다. 컬쳐리퍼블릭은 매달 매출액에서 15~20% 가량의 수수료와 관리비를 제하고 나머지를 각 점주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협의회는 지난해 4월 고척돔 지하 푸드몰이 개장한 후 한번도 제대로 된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해 10월26일 당시 추정한 푸드몰 내 매장 14개 곳(진정서를 낸 매장 기준)의 피해금액은 3억원을 넘는다. 여기에는 월정산 미수금 1억3800만원을 비롯해 주류대금 650만원, 음료대금 260만원, 공과금 미지급금액 2000만원, 허가시설 원상회복 예치금 1억5400만원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의 점주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지난해 11월12일 영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를 고려해 점주들이 다시 마음을 모아 지난 2월27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정산금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 언제 다시 문을 닫을 지 모른다는 말도 이어졌다.

지난1월 영업중지 당시 고척돔 지하 푸드몰. © News1
지난1월 영업중지 당시 고척돔 지하 푸드몰. © News1

컬쳐리퍼블릭의 대표 강모씨는 협의회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씨는 "(진정서를 제출한) 점주들이 돈을 받아야 하는지, 내야 하는지 자료를 통해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컬쳐리퍼블릭 측이 점주에게 돈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강씨는 전문업체를 통해 산정했다는 관리비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해 4월 1500만원이던 관리비는 지난해 8월 6500만원까지 기록했다. 강씨는 "보안(캡스), 청소용역, 소독비 등을 포함하는 관리비가 만만치 않다"며 "월 매출이 100~200만원인 매장의 경우 관리비를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 매출 100~200만원이면 15~40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뗀 후 나머지를 모두 관리비로 치더라도 모자르다는 설명이다.

강씨는 "점주의 입장을 존중해 점주와 함께 관리비 산출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가진 바 있다"고 덧붙였다. 양 측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각 매장의 관리비는 컬쳐리퍼블릭이 산정한대로 따르도록 돼 있다.

매장들의 영업 중단 이유는 장사가 안돼 쌓인 적자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씨는 "안 그러면 왜 다른 매장은 계속 영업을 했겠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컬쳐리퍼블릭에게 운영을 위탁한 공단은 난처함을 표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각자의 입장이 워낙 다르다"면서도 "위탁운영을 맡긴 것이라 (공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컬쳐리퍼블릭이 위탁료를 내지 않은 현 상황에서 (고척돔 지하 푸드몰) 운영 중단으로 시민불편이 발생하면 공단이 계약 해지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wi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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