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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둘러싼 긴장감 넘치는 권력투쟁…연극 '왕위 주장자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3-09 08:11 송고 | 2017-03-09 10:32 최종수정
연극 '왕위주장자들' 연습장면. 왼쪽부터 '니콜라스 주교'역의 유인수, '스쿨레 백작' 역의 유성주, '호콘 왕'역의 김주헌© News1
연극 '왕위주장자들' 연습장면. 왼쪽부터 '니콜라스 주교'역의 유인수, '스쿨레 백작' 역의 유성주, '호콘 왕'역의 김주헌© News1

연극 '왕위 주장자들'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차기 대선과 맞물려 화제로 떠오른 작품이다. 13세기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군주·귀족·교회가 왕위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암투와 인간적 고뇌를 잘 담아냈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 산하 서울시극단이 창단 20주년 기념해 올해 첫 공연으로 '왕위 주장자들'을 오는 31일부터 4월23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국내 초연한다. 노르웨이의 국민작가이자 근대극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는 헨리크 입센이 1863년에 쓴 5막짜리 장막 희곡이다.

8일 방문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종합연습실에선 서울시극단장 김광보 연출의 지휘 아래 배우 23명과 제작진들이 장면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이들은 격투 장면을 비롯해 110분간 이어지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달 넘게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에 매진해왔다.

국내 유일의 헨리크 입센 연구자이자 전문가인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으며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홍문기 의상, 정윤정 소품, 금배섭 안무, 이국호 무술 등 국내 최정상 제작팀이 의기투합했다.

김광보 연출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 '왕위 주장자들'은 권력을 향한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며 "우연치 않게 조기대선을 앞둔 시대상황과 맞물리는 작품이 됐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왕위를 찬탈하려는 '스쿨레 백작'과 왕위를 지키려는 '호콘 왕' 그리고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니콜라스 주교가 벌이는 갈등이 이 작품의 핵심"이라며 "아직 동선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 연습 장면에선 심리적 묘사가 부족하니 감안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어지러운 정국을 표현하는 1막 1장에서 김 연출은 연습을 중단시키며 중앙으로 걸어나갔다. 그러면서 배우들에게 "23명의 배우가 걸어가면서 대사를 이어받는 장면인데 다음 배우가 앞 배우의 대사를 바로바로 이어받아야 한다"라며 "힘든 건 알지만 관객이 긴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신경을 쓰자"고 주문했다.

이 작품은 13세기 노르웨이가 시대적 배경이다. 스베레 왕이 서거한 이후 왕권다툼이 벌어진다. 선왕의 동생인 스쿨레 백작은 나이가 어린 호콘 왕의 뒤에서 6년간 섭정한다. 장성한 호콘 왕이 섭정을 중단하고 직접 통치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스쿨레 백작은 권력의 단맛에 취해 왕위를 넘본다. 니콜라스 주교는 이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이간질을 벌여 삼촌과 조카가 돌이킬 수 없는 내전을 벌이게 한다.

'스쿨레 백작'역은 서울시극단 지도단원인 유성주가 맡았고, '호콘 왕'역은 김주헌이 열연한다.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니콜라스 주교'역은 유인수 배우가 능청스러우면서도 간교한 연기를 펼쳤다. 김 연출의 양해와는 별개로 이들이 갈등하는 장면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장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에서 매력적인 인물로 니콜라스 주교와 스쿨레 백작을 꼽았다. 그는 "니콜라스 주교는 왕이 되고 싶지만 통치 능력이 없어서 종교계 수장이 돼 왕권 투쟁에 관여한다"며 "스쿨레 백작은 왕위를 탐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결정적인 순간에 망설인다"고 했다. 이어 "최고 권력을 놓고 모든 것을 '믿으면서도 의심해야 하는 양가적 상황'이 두 인물을 통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 '왕위 주장자들'은 본 공연에 앞서 노르웨이 대사관과 함께 하는 미리보기 낭독회를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 종합연습실에서 무료로 개최한다.

가격 2만~5만원. 문의 (02)399-1000.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왕위 주장자' 연습장면©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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