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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전면' 친박vs'극우부담' 잔류파…한국당 '2차내전’?

친박, 태극기집회 참석·탄핵반대 당론채택 압박도
비박-당 잔류파 "극우당으로 보일라" 우려 목소리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7-03-06 09:00 송고 | 2017-03-06 11:18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서석구 변호사(왼쪽부터)와 김진태·조원진·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회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있다. 2017.2.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납작 엎드려 있던 친박(親박근혜)계가 다시금 당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강경 일변도 발언을 쏟아내고 탄핵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등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의 적극적인 세(勢)몰이에 1~2차 탈당열차에 몸을 싣지 않았던 당내 잔류파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는 양상이다.

당 안팎에서는 친박-비박(非박근혜)계 잔류파의 2차 내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최근 당 소속 현역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 등을 상대로 '탄핵 반대' 성명서를 돌렸다. 지난 5일 기준 윤 의원의 성명서에 현역 30여명을 포함해 총 104명의 인사들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6~7일 성명에 추가 서명을 받고 오는 8일 헌법재판소에 해당 성명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성명서를 돌린 이유에 대해 "지난해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 국회의원 중 탄핵 찬성도 30여명 있었다"며 "그러나 그분들이 그때 그런 결정을 한 것은 당시 야당 공세와 들끓는 민심, 여론의 편파, 선정적 보도 등으로 인해 탄핵 블랙홀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당시 탄핵에 찬성했지만 사건을 공부하고 나서 탄핵 기각, 각하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중에서도 (진상을) 모르는 분들이 있어 제가 (태극기)토론회도 지속적으로 열었고 '우리가 속았나?'라고 깨닫게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도부는 탄핵에 대해 입장이 없는데 지도부가 입장이 없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잘못된 탄핵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당론을 채택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성명을 돌렸다. 그것은 박 대통령을 비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수호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이런 입장에는 강성 친박인 김진태 의원과 조원진 전 최고위원, 김 전 지사 등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집회에도 함께 참석하면서 공동전선을 펼쳐왔다.

친박계가 당의 전면에 서서히 재등장하자 당내 잔류를 택한 비박계 의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미 "(탄핵 반대는) 당론으로 채택하기엔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지만 친박계는 당론 채택 요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비박계 다른 의원은 최근 비공개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극기가 응집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 당이 거기에 기대선 안된다"며 "극우당으로 비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당론채택이 안된다고 하는데도 (친박계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내 이견이 서서히 표출되면서 헌재의 탄핵 선고를 전후해 한국당 내 친박-비박 잔류파의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통과된 탄핵소추안에 적어도 한국당 의원 30여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비박계이면서 당 잔류를 택한 의원들도 적지 않은 여건에서 강성 친박계의 목소리만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들은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한국당에 대해서도 쌍끌이 '심판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고전을 하고 있지만 한국당도 보수당으로 확실히 회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탄핵 선고를 기점으로 합리적 보수를 자임하는 분들과 강경 우파간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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