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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1·2위 제주·세종, 작년 가계대출 30~40%씩 늘었다

제주 38.9%·세종 28.9% 급증…서울의 3~4배
제주 집값 1위, 신용대출 증가율 주담대 웃돌아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7-03-02 13:57 송고 | 2017-03-02 19:52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해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제주도와 세종시의 가계대출이 1년 전보다 20~30%나 껑충 뛰었다. 땅값이 치솟자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증가율도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
2일 한국은행의 지역별 가계대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11조32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9%나 급증했다. 세종시 대출 잔액은 6조1615억원으로 같은 기간 28.9% 불어났다.

제주도와 세종시 가계대출 증가율은 서울(10.3%), 경기(12.5%), 부산(13.3%) 등 주요 도시의 3~4배에 이른다. 대구(7.9%)와 대전(8.0%)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은 부동산 과열이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땅값은 무려 8.33%나 뛰었다. 서귀포시가 8.79% 올랐고 제주시도 8.05%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의 땅값이 2.70%인 점을 고려하면 4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이다.

세종시 땅값도 4.78% 올라 제주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지역과 궤를 같이한다. 행정 수도로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각종 개발사업과 토지 수요, 조치원 등 구도심 개발 기대감 등이 땅값 상승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땅값이 오르자 투기 목적으로 대출받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세종시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31.4%, 신용대출 증가율은 38.1%다. 은행이 주담대 심사를 강화하자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제주도의 신용대출 증가율은 42.8%로 역시 주담대 증가율(32.9%)을 웃돌았다.

한은 지역경제팀 관계자는 "제주도의 주택 한 채 가격이 6억~7억원까지 치솟는 등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세종시도 행정수도 이전으로 주택 공급이 많아지고,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 역시 제주도. KB국민은행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제주도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균 10.2% 올랐다. 서울(4.2%), 부산(4%) 등 주요 도시 상승률과 비교할 때 독보적이다. 세종의 지난해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0.6%에 그쳤다. 

제주도는 유명 연예인들이 제주도에 별장 등을 세우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했고, 중국인 투자도 많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민도 부동산 열기에 가세하며 대출로 투자 자금을 끌어왔다. 특히 제주도 내 제2 공항 건설계획 발표 이후 인근 지역에 투자수요가 쏠렸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의 강북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대출로 돈을 끌어모아 투자하는 것이 1~2년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가계대출 상승세는 올해 상반기 주춤해질 전망이다.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는 동력인 '유입 인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순 유입 인구 감소로 주택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데 공급은 여전하다"며 "집값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올해 상반기에는 가계부채도 주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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