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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 이런거였어?" LG전자 건조기 '불티' 비결

[인터뷰]국내 시장 석권한 LG전자 건조기 개발팀
"옷이 줄어들지 않는다...전기료 걱정도 '뚝' "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2-27 06:58 송고
정영석 LG전자 드라이어 개발팀장. (LG전자 제공)© News1

"한번도 안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

지난해부터 국내 가전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건조기 열풍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집마다 있는 필수가전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생소했던 건조기가 최근 대세로 떠올랐다. 국내시장에선 LG전자가 전기식 건조기 시장을 선점했다. 시중에 팔리는 전기식 건조기 10대 중 8~9대는 LG 제품이다.
지난 2004년 처음 건조기를 출시한 이래 연간 몇천 대 수준에 머물렀던 시장이 지난해 10만대를 넘기더니 올해는 30만~40만 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오해 풀린 건조기...LG 제품 불티

지난 22일 LG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만난 정영석 LG전자 드라이어 개발팀장과 강기영 세탁기상품기획팀 전문위원은 "건조기를 한번도 안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생소해도 막상 한번 써보면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제품평이 워낙 좋다보니 TV광고를 하기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LG 건조기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최근 LG전자의 임직원몰에 건조기 특가행사가 뜨자 사이트가 먹통이 될 정도였다.

정 팀장은 "구매 고객들 만족도를 조사해보면 다른 가전에 비해 만족도가 20% 정도 높게 나온다"며 "건조기를 쓰면 전기료 폭탄이 나온다거나 옷감이 상한다는 오해가 풀리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처음 국내에 건조기를 내놓은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가게, 빌딩 등에서 주로 제품을 사갔지만, 지난해부터는 가정에서도 건조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유학 등 해외 생활에서 건조기를 써본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 많아지며 건조기 수요가 늘었다. 날씨와 관계없이 뽀송뽀송하게 마르고 빨래 먼지 걱정도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란다 확장 등으로 빨래 건조 공간이 줄어든 것과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창문을 열고 빨래를 말리는 것에 대한 찜찜함도 한몫 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실내건조가 아토피나 비염 등 건강에 안좋다는 우려가 건조기를 찾게 했다.

LG전자 트롬 건조기. (LG전자 제공)© News1
LG전자 트롬 건조기. (LG전자 제공)© News1

◇건조기 쓰면 옷이 줄어든다고?…"니트 건조도 문제없다"

강 위원은 건조기를 쓰면 옷이 줄어들거나 망가진다는 것은 오해라고 일축했다. 강 위원은 "실제로 옷감은 손으로 빨아도 물을 머금고 마르는 과정에서 수축된다"며 "건조기를 쓰기 때문에 옷이 망가지거나 더 줄어든다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건조기는 에어컨에 들어가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으로 건조온도가 히터 방식 건조기(80℃) 대비 30℃ 가량 낮은 50℃로 옷이 뜨거운 열기로 받는 충격이 낮다. 옷감 속 습기만 쏙 빼는 저온제습 방식을 구현했다.

덕분에 면 재질 뿐 아니라 니트 의류도 안심하고 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평평한 망 위에 니트를 올려놓아 옷감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건조하는 드라이 기능도 넣었다. 

건조기를 돌린 후 필터를 확인해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한다. 정 팀장은 "자연건조로는 제거가 힘든 옷 속 먼지와 머리카락, 동물의 털, 보풀 등이 시커멓게 엉겨 붙은 필터를 한번 보고나면 그동안 이 먼지를 가족들이 다 먹었었나 생각이 든다고들 한다"고 했다.

이어 "개발진이 테스트를 해보면 건조기 속 이중필터에는 먼지 뿐 아니라 주머니에 있던 각종 휴지들이 걸려 모여있다"며 "물로 씻을 수 있는 이중필터를 장착해 위생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주 빨기가 어려운 이불을 털고 세균을 없애주는 침구코스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전기료 걱정도 '뚝'...세탁기 수준

전기료 폭탄 걱정도 넣어두라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히터 방식의 전기식 건조기 대비 전기료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표준 코스 1회 사용 시 전기료는 약 221원 (건조량 5.4kg, 월 전기 사용량 400kWh 이하인 가구 기준)으로 일반 세탁기 한번 돌리는 전기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서 히트펌프를 적용한 것은 LG가 최초다.

강 위원은 "건조기 전기료는 일반 세탁기를 한번 돌릴 때 드는 전기료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라며 "건조기를 오래 돌리면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간절약을 원할 때는 스피드 모드, 에너지 절약을 원할 때는 에너지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건조기 히트로 경남 창원 건조기 생산라인은 주말에도 풀가동되고 있다. '세탁기 박사'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도 건조기 개발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조기 내수시장 성장 '쑥쑥'

한편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커진 30만~4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당초 업계가 예상한 2배 수준 성장을 뛰어넘는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국내 150만대 수준인 드럼세탁기만큼 건조기가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건조기 판매량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해 의류건조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지난 해 하반기부터는 매달 판매수량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전기식·가스식을 모두 보유한 LG전자와 가스식 제품을 보유한 린나이가 양분하고 있는 형태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올해 국내시장에 건조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선발업체를 추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7종의 건조기 라인업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초 9kg 용량의 인버터 히트펌프 전기식 건조기 제품 2종을 추가했다. 강 위원은 "LG전자가 드럼세탁기의 역사를 만들었듯이 앞으로 1가구 1건조기 시대를 대비해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다양하게 반영해 고객 니즈에 꼭 맞춘 제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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