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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대표 비판가' 체포에 마닐라서 대규모 항의시위

아키노 전임 대통령 합류…정부 부당처사 비판
약 3000명 '마르코스 독재 부활' 경고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2-25 22:10 송고 | 2017-02-26 10:16 최종수정
필리핀 활동가들이 25일 마닐라 경찰본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AFP=뉴스1
필리핀 활동가들이 25일 마닐라 경찰본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대표 여성 의원을 불법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하면서 마닐라에서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는 대규모 도심 시위가 촉발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시민 수천명은 25일 수도 마닐라 경찰청과 도심 거리에 모여 들었다.

대부분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직후 시작한 마약과의 전쟁을 1970년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 시대의 부활로 비판했다. 이날은 필리핀 국민이 독재자 마르코스를 비폭력 시위로 물러나게 만든 '피플 파워' 발생 30주년이다

마르코스 독재에 항거해 2년 간의 투옥 생활을 견뎌 낸 극작가 보니파시오 일라간은 AFP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다시 부상하는 파시즘에 대해 시민들에게 경고하고자 모였다"고 말했다.

일라간은 이날 아침 1000여명이 넘는 시위대를 이끌고 나타났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시금 "무법시대"를 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의 전임자인 베니그노 아키노도 이날 시위에 참가해 시민 2000여명을 주도하며 눈길을 끌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검정 상의를 입었으며 시위대와 가두 행진에 함께했다.

특히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마약 거래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에 대한 정부 처사를 비판했다. 데 리마 의원은 아키노 전 대통령 집권기에 법무장관을 지냈다.

데 리마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맹렬히 비판해 온 대표 인사로, 체포 직후 이번 조치가 자신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이며 초법적 살인에 대한 반대 운동을 계속 펼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전임 정부 관계자들이 신임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는 두테르테 대통령 대변인의 비판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의 맞불 집회가 펼쳐졌다. 수백명의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마닐라의 한 공원에 모여 철야 모임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에는 '네'를, 불안정에는 '아니오'를"이라고 적힌 배너를 들어 보였다.

필리핀 활동가들이 25일 마닐라 경찰본부 앞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고 있다. © AFP=뉴스1
필리핀 활동가들이 25일 마닐라 경찰본부 앞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항의하고 있다. © AFP=뉴스1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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