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피플 in 평창④]평창은 외국어 열풍…"봉사하려고요"

동계올림픽 대비 평창군 8개 읍·면서 매일 외국어수업
"길에서 외국인 만나면 영어로 대답해주고 싶어요"

(강원=뉴스1) 권혜민 기자 | 2017-02-26 08:04 송고
편집자주 ‘지구촌 화합의 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은 메달을 따는 선수들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맡은 일을 충실히 이행했을 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뉴스1 강원취재본부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뒤에서 묵묵히 맡은바 역할을 수행하는 주역들을 찾았다.
강원 평창군 방림면사무소 계촌출장소에서 매주 2회 열리고 있는 외국어 생활교실. 송두호강사와 방림면 주민들로 이뤄진 수강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강원 평창군 방림면사무소 계촌출장소에서 매주 2회 열리고 있는 외국어 생활교실. 송두호강사와 방림면 주민들로 이뤄진 수강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Do you have any questions(질문 있습니까)?"
매일 저녁 강원 평창군 각 읍면사무소에는 주민들의 외국어 공부가 한창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개최도시인 평창지역 주민들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축제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외국어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군의 경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 군민들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전 읍면에서 영어와 중국어 교실을 운영할 정도로 군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대단하다.

평창읍을 비롯해 미탄면, 대화면, 봉평면, 용평명, 진부면, 대관령면, 방림면에서는 매일 오후 7시가 되면 영어와 중국어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방림면사무소 계촌출장사무소에서 매주 2회씩 열리고 있는 영어와 중국어 교실에는 총 43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중 송두호 강사가 이끄는 방림면 영어교실 수강생은 총 30명이다. 학생들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빼고는 대부분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방림면 주민들로 40대에서 60대까지 늦깎이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수강생들은 젊은 시절 배워보지 못한 외국어에 대한 동경 보다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 개최도시 주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교실문을 두드렸다.

역시 방림면 주민인 송두호 강사는 젊은 시절 카츄사로 복무했던 경험을 살려 주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모두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생활영어다.

송 강사는 “보시다시피 영어 원서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제 강의를 재미있게 들어주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많은 분들이 영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울렁증을 겪으신다. 울렁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하도록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 손순희씨(63·여)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던 2014년 인천에 살았었다. 당시 경기가 열리는 기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던 어떤 사람을 보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로 힘을 보태고자 수강하기 시작했다. 

강원 평창군 방림면사무소 계촌출장소에서 매주 2회 열리고 있는 외국어 생활교실. 송두호강사와 방림면 주민들로 이뤄진 수강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강원 평창군 방림면사무소 계촌출장소에서 매주 2회 열리고 있는 외국어 생활교실. 송두호강사와 방림면 주민들로 이뤄진 수강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권혜민 기자


손씨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주민센터에서 중국어강좌를 개설했는데 게임 때 중국어 통역을 하면서 봉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국가적인 생사에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영어를 배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외국인 사위, 그리고 손주와 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올림픽 기간 외국인관광객이 자기 집에 머물도록 하는 홈스테이, 통역 등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소망이다.

박혜경씨(65·여)는 “영어를 배워 나중에 배낭여행을 하고 싶다. 평생 꿈꾸는 희망사항이다. 내 생활의 발전을 기대한다“라면서도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를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니까 경기가 열릴 때 길에서 외국인이 다가와 나에게 뭔가를 물어보면 피하지 않고 영어로 대답해주고 싶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수업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손씨는 “매일 기다리는 마음으로 수업에 온다. 어렵긴 하지만 강사님이 굉장히 세밀하게 가르쳐주시고 특히 아메리칸(미국인)에게 쓸 수 있는 미국식 발음을 알려주셔서 유용하다”고 말했다.

수업은 중간에 쉬는시간 10분을 제외한 1시간50분 동안 화목하고 즐거운 분위기 아래 진행된다. 송 강사의 강의와 함께 질의응답, 숙제 검사도 일반 중학교나 고등학교 수업처럼 이뤄진다. 

박금옥 방림면사무소 총무담당은 “수강생 중 13명은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우기도 하고 있다. 일본어 수업 개설에 대한 요청이 많아 현재 사람을 더 모집하고 있는데 조만간 강좌가 열릴 것 같다”며 “주민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hoyanaran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