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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 좋은 경찰에 '딱' 걸린 보이스피싱 전달책

추적수사 중 '걸음걸이' 기억해 범인 포착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17-02-23 12:00 송고 | 2017-02-23 12:58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 16일 대전에 사는 안모씨(22·여)는 어느날 처음보는 전화번호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은행 예금을 모두 찾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기라는 내용이었다.

당황한 안씨는 전화가 어디서 온 것인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은행에서 예금 1300만원을 인출해 KTX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검사'라고 밝힌 전화 속 목소리가 일러준 장소인 서울 남영역 인근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밝힌 박모씨(27)를 만났다.

그런데 안씨가 금융감독원 직원임을 나타내는 신분증을 확인하고 돈이 담긴 봉투를 넘기는 순간 갑자기 잠복 중이던 경찰관이 나타나 박씨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안씨는 그제야 자신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 신분증도 물론 위조된 것이었다.

23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현금을 받아 이를 다시 중국에 있는 조직으로 송금한 혐의(사기)로 중국 동포 출신 박모씨(27)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16일까지 총 2차례에 걸쳐 피해자들로부터 약 2700만원의 현금을 건내 받아 중국 총책이 알려준 계좌로 송금하고 안씨로부터 추가로 1300만원을 받아 챙기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중국에서 지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 송금해 주면 그 금액의 5%를 준다'는 말을 듣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국가기관을 사칭한 전화로 피해자를 속인 뒤 직접 만나 피해금을 건네받는 대면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범행이 예상되는 곳에서 추적수사를 하다 3번째 범행을 저지르는 박씨를 발견·검거했다.

과거 박씨가 연루된 사건을 조사하던 한 경찰관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던 박씨의 걸음걸이를 기억하고 그를 정확히 포착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에 대한 여죄를 추가로 조사하는 한편 중국에 있는 공범들에 대한 추적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ot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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