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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용의자 평양 도착…김정남 피살 수사 향방은?

주요 용의자 평양 도착으로 수사 난항 예상
86년 김포공항 폭탄테러처럼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서울=뉴스1) 조규희 기자 | 2017-02-20 13:37 송고 | 2017-02-20 14:22 최종수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일주일째인 1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및 조력자들. 2017.2.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일주일째인 1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및 조력자들. 2017.2.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우리 정부가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적으로 지목한 가운데 수사 주체인 말레이시아의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 국적 남성 4명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김정남 피살 사건이 '미제'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 시신 인도 절차, 북한 국적의 용의자를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25), 아이샤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국적 남성 무하마드 파리드 빈 잘라루딘(26), 그리고 북한 국적의 리정철 등 4명을 잇달아 체포했다.

이에 따라 김정남 피살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경찰이 용의자로 특정한 북한 국적 남성 4명이 모두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수사 의지를 밝혔으나 북한이 인터폴의 회원국이 아닌터라 인터폴과의 공조도 사실상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한에 직접 수사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으나 그동안 북한이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다.

더욱이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용의자 4명이 북한에 입국했다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인도를 요청할 수 없다.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5년 4월 15일 범죄인 인도조약이 발효된 상태다.

현재 경찰에 검거된 용의자들 또한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유일하게 붙잡힌 북한 국적 리정철도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리정철이 김정남 피살 사건의 '꼬리자르기'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몸통'이 사라져버린 상태에서 범행 전체를 알지 못하는 리정남의 증언은 수사 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김정남 피살 사건이 1986년 한국에서 일어난 김포공항 폭탄테러처럼 '미제'로 끝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일주일 앞두고 김포공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끝내 범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2009년 북한이 아랍 테러리스트에게 500만달러를 지급, 테러를 청부했다는 옛 동독 정부의 비밀문서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우리 정부가 김정남 피살사건 배후는 북한이라고 직접적으로 지목한 것을 두고 "사건이 미제로 끝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이번 범죄는 '북한이 저지른 것'이라고 명백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playin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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