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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삼성, 도시락·샌드위치로…주말 비상근무 체제 지속

미래전략실 임원 주말 반납, 대책 마련 고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2-19 15:33 송고 | 2017-02-19 16:26 최종수정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7.2.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7.2.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충격에 휩싸인 삼성그룹이 주말에도 비상근무를 이어갔다. 미래전략실 임원들은 지난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전원 출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울 정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주말 이틀 연속 특검에 소환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비상근무를 이어갔다. 법무팀과 기획팀,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팀 임원 전원이 출근해 특검수사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직후 미래전략실 중심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이 부회장을 가장 먼저 면회해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미전실 임원들은 사무실에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면서 긴급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 부회장 소환조사에 맞춰 서울 강남 대치동의 특검 조사실 현장에서 대기했다. 포승줄에 묶여 지친 표정으로 법무부 호송버스에서 내리는 이 부회장의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본 삼성 관계자들은 참담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삼성은 재판 준비에 돌입했다. 특검은 2월 말 이전 이 부회장을 기소하고 다른 삼성 수뇌부에 대해서도 신병처리를 함께 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성열우(18기) 팀장(사장)을 필두로 한 미전실 법무팀은 특검 측 논리를 반박해 이 부회장의 혐의를 벗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대한 빨리 경영일선에 복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은 우선 1심 재판에 대비해 시간 제한이 없는 변호인 접견을 활용, 재판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 최대 40분까지 가능한 특별면회를 통해 급한 경영현안을 결정하는 '옥중 경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5월 내로, 대법원 선고는 늦어도 9월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검은 430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지만 삼성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의 강요와 압박에 따른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고 특혜도 받은 바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은 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전실 해체, 쇄신안 등 의사결정 '스톱'

삼성은 특검수사가 끝나는 대로 미전실을 해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당분간 미전실은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부재한데다 미전실 1·2인자인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도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라 의사결정이 어렵다.

당장 삼성은 총수 부재 상황에서 비상체제 운영 방식조차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 대응을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거나 사장단 협의회를 강화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당초 삼성은 이달 말 특검 수사가 끝나면 미전실 해체 등 경영 쇄신안을 내놓을 참이었다.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대외 신인도 하락 역시 뼈아픈 부분이다. 삼성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0조원의 매출액 중 9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주요 외신은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을 긴급 뉴스로 다뤘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법원이 뇌물과 위증, 횡령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영장신청을 승인했다"며 '이례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그룹 사장단은 충격에 빠진 임직원에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하고 나섰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지난 17일 삼성 인트라넷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게재하고 "그룹이 맞이한 초유의 이번 사태로 인해 충격과 상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사를 믿고 각자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드린다"고 평정심을 주문했다. 동요가 큰 임직원을 위해 그룹 사장단 공동명의 공지가 올라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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