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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한국 유망주들 성적보다 중요한 '값진 경험' 얻다

(강릉=뉴스1) 맹선호 기자 | 2017-02-19 09:54 송고
지난 18일 여자싱글 프리에 출전한 손서현./뉴스1 DB © News1 고재교 기자
지난 18일 여자싱글 프리에 출전한 손서현./뉴스1 DB © News1 고재교 기자
"마무리 운동도 달라요."

손서현(18·세화여고)이 남긴 말이다.

손서현은 지난 18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했다.

4대륙 선수권은 유럽권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지만 아시아와 아메리카 등 4개 대륙의 정상급 선수들이 서는 무대다. 이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건 흔치 않는 기회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손서현은 경기를 마친 후 "톱 랭커들은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도 많이 한다. 저래서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오래하나 싶었다"고 정상급 선수들을 본 소감을 밝혔다. 

여자싱글에서 프리스케이팅 경기까지 모두 참가한 선수는 21명. 손서현은 여자싱글에서 종합 19위에 그쳤다. 성적은 아쉬울 수 있겠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경기에 나서는지 두눈으로 보는, 경험이라는 값진 소득을 얻었다.

개인 최고점을 기록한 페어의 김수연(16)-김형태(20)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트리플 트위스트를 넣어야만 한다. 리프트 기술에 변화를 줘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김형태 남매는 전체 15개 팀 중 12위를 마크했지만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팀이다.

출전한 국내 선수 중 좋은 활약을 펼친 최다빈(17·수리고)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016 ISU 4대륙 선수권에도 출전해 8위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렷다. 그는 이번에 순위 뿐 아니라 또 다른 소득을 얻었다. '마지막 그룹'에서 경기를 펼친 것이다. 

지난 16일 쇼트 경기를 6위로 마친 최다빈은 18일 늦은 오후에 링크에 섰다. 케이틀린 오스먼드와 가브리에 데일먼(이상 캐나다), 미라이 나가수(미국) 등과 함께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최다빈은 "마지막 그룹에 포함된 것으로도 영광이다. 다만 초반부 긴장해서 실수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후반부에 만회해서 다행이다. 앞으론 긴장해도 경기를 잘 풀어나가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물론 세계적인 선수들도 실수가 없는 건 아니다. '남자 싱글 1인자'로 불리는 하뉴 유즈루(23·일본)도 쇼트에선 실수를 범했다. 케이틀린 오스먼드(22·캐나다)는 연이은 점프 실수로 고개를 떨궜다. 최다빈이 아쉬워할 것만은 아니다. 그는 종합 5위이지만 프리에선 4위에 오르며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성적에 아쉬움이 남을 순 있다. 하지만 눈앞의 성적보다 중요한 건 경험이다. 한국 피겨 선수들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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