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대낮 공항에서 왜?…김정남 암살 '미스터리'

외상없어 독침 아닌 '비접촉' 스프레이 가능성

(쿠알라룸푸르·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권혜정 기자 | 2017-02-15 18:14 송고 | 2017-02-15 21:18 최종수정
피살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시 안치된 것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너럴 병원 포렌식 네가라로 15일 오후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1호 차량에서 대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7.2.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피살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시 안치된 것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너럴 병원 포렌식 네가라로 15일 오후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1호 차량에서 대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7.2.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과 관련돼 말레이시아 당국이 정확한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태여서 미스터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먼저 범인의 국적 관련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것은 두 명의 여성 비밀 요원이었으며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초 김정남 살해 범인이 2명의 '북한 여성'이라는 추정과 다른 보도여서 주목됐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 두 여성이 범행 이후 공항에서 타고 간 택시를 몬 30대 기사를 체포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CCTV 분석과 택시기사 진술에 기반할 때 두 명의 여성은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에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경찰은 두 베트남 여성 용의자를 찾고 있으며 여전히 말레이시아 내에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범인이 실제 베트남인이라면 김정남을 암살한 주체가 '북한'이라는 전제가 깨지는 것이어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와 관련 국내 대북 전문가는 "북한 공작원의 기만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겉모습이 베트남인에 가까운 북한 공작원을 육성해 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주 대낮에 국제 공항에서 암살 작전을 단행했을 경우 생길 외교적 마찰 등을 북한이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996년 7월22일 간첩 혐의로 체포됐던 '무함마드 깐수'는 당시 아랍인으로 행세하며 대학 초빙교수로 언론에 얼굴을 자주 비쳤다. 누구봐도 외국인처럼 보였던 그가, 실제론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번 경우도 비슷한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북한에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회피하고 한국 국정원 소행으로 몰아가려는 북한의 사전 공작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정남 암살에 여성 두 명만 관여했을까라는 의문도 남는다. 복수의 특수작전 전문가들은 김정남 살해에 드러난 여성 2명 이외에 최소 3~4명, 많게는 5~6명의 북한 공작조가 이번 김정남 살해를 위해 합동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파로 붐비는 공항에서 대담한 암살 작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실행조, 감시조, 탈출조' 등으로 나눠 암살 작전을 집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최고 '암살 공작부대'를 운영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첩보기관 '모사드'도 지난 2010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고급 호텔에 머물고 있던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를 암살하면서 영국인 6명, 아일랜드인 3명, 프랑스·독일인 각 1명씩으로 구성한 암살단을 운영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체포된다면, 암살 작전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북한이 국가차원에서 개입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들 공작원이 스스로 자결하게 했거나, 다른 공작원이 처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체포될 경우 위조여권 사용 등으로 외교 문제로 비화됨은 물론, 말레이시아 주권 침해 등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체포와 수사과정에서 김정남 암살이 김정은 북한 정권의 소행이라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여성 2명의 사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남을 살해한 도구가 독침, 스프레이 등 엇갈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스프레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직접 접촉해 외상 흔적이 남는 독침보다는 '비접촉 스프레이'가 암살에 더 적합하다는 게 특수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형사국은 사태 초기인 지난 14일(현지시간) 현지 기자회견에서 "살해로 추정되는 흔적은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 경찰은 급사(急死)인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망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선 부검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에 띄는 '외상'이 없다는 점에서 스프레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양욱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여러 암살 정황상 북한 소행이 명확해 보인다"며 "다만 한국 정보당국이 했다고 뒤집어씌우기 위해 북한이 여러 기만 장치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rgus@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