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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①]무기력에 우울…의사도 못피한 남성갱년기

성욕 감소·발기부전…이유 없는 불안감 등 느껴
규칙적인 운동·부부관계로 자존감 높이면 효과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7-02-12 07:00 송고 | 2017-02-13 11:01 최종수정
 
 

서울 도심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김철훈씨(가명·46)는 매사에 무기력하고 짜증이 많아져 걱정이 커졌다. 의학적으로 갱년기 증상이 분명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당황스러웠다.
갱년기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똑같은 증상을 앓는 사실이 지역에 알려질까 봐 걱정했다. 김 원장은 속앓이가 심해지자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증상을 하소연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김 원장은 "갱년기 증상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막상 겪어 보니 환자들 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다"고 고백했다.

◇40대 이상 남성 3명중 1명 경험…자각증세 없어

남성 갱년기는 40대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의료진이 최근 40대 이상 환자 18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4.5%(630명)가 갱년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환자 10명 중 1명은 치료가 시급할 정도로 중증 증상을 보인다. 이 질환은 남성 호르몬 수치가 30대에 정점에 도달한 뒤 50~70대에 신체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병한다. 신체·심리적 무기력증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성욕 감소·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장애, 의욕 상실, 불안감, 우울증이다. 복부에 체지방이 쌓이면서 체형이 바뀌고 피부 노화,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증상이 빨라진다.
여성 갱년기가 폐경 이후 호르몬이 급격히 줄면서 안면홍조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남성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 호르몬은 30세 전후로 매년 1%씩 감소해 50~70대 10명 중 5명은 정상치 아래로 떨어진다. 잦은 음주와 담배에 찌든 남성이라면 증상이 더 빨리 찾아온다.

경윤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여성들이 갱년기 치료에 적극적이라면 남성은 어려움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며 "노화 현상으로 보는 불편한 시각 때문인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가진단법 숙지해야…젊어 보이는 행동 효과

중년 남성들이 갱년기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자가진단법을 숙지해 몸 상태를 스스로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가진단 항목은 총 10개다.

갱년기인 증상을 확인하려면 우선 성욕과 기력, 근력 및 지구력, 키, 삶에 대한 의욕, 재미 등 5개 항목의 감소를 눈여겨봐야 한다.

나머지 5개 항목은 슬프거나 불안감·짜증, 발기력 감소, 줄어든 운동력, 저녁식사 후 몰려오는 졸음, 업무능률 감소 등이다. 이 10개 항목 중 3개 이상이 해당하면 남성 갱년기로 볼 수 있다. 남성갱년기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김세웅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젊어 보이게 하는 행동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하루에 한 번 체온 1도를 올리는 운동과 함께 콩과 잡곡류, 비타민E 성분이 풍부한 아몬드, 참기름, 콩 등을 많이 먹어도 효과적이다.

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근력을 키우면 뇌를 자극해 남성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역할이 끝났다는 우울감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높이면 남성 갱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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