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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반도체 7나노 전쟁…삼성전자 EUV로 업계 첫 돌파구

TSMC는 7나노서 EUV 안쓰고 빠른 속도로 기선제압
삼성전자, EUV 적용 7나노칩 최초 공개..7나노 이후도 유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2-10 16:35 송고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7나노(nm) 로직 공정에서 각기 다른 로드맵을 공개했다. TSMC는 테스트칩 결과에서 삼성을 앞서며 기선 잡기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신기술 도입으로 반격하는 모양새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폐막한 '국제반도체기술학회(ISSCC) 2017'에서 삼성전자와 TSMC는 7나노 로드맵을 공개했다. 64회를 맞은 ISSCC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설계 학술대회로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이곳에서 신기술을 공개해왔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2018년 양산을 목표로 7나노 공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1나노는 10억분의 1m로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해 7나노 공정으로 만든 8메가비트 S램을 선보였다. 반면 TSMC는 기존 기술대로 7나노 공정에서 만든 256메가비트 S램을 공개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TSMC가 한 발 앞서 있는 셈이다.

S램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캐시 메모리로 활용된다. 통상 업체들은 각 공정에서 S램을 테스트로 생산해 해당 공정의 시스템반도체 양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한다. 삼성전자는 EUV 첫 적용이라는 도전적 상황으로 TSMC보다 7나노 개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반도체 미세화 한계 돌파할 EUV…삼성전자 첫 도전

하지만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발표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인데다 7나노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어서다. 반도체가 더욱 미세화되면서 EUV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5나노나 3나노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반도체 칩 제작 공정 중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 될수록 노광(사진기와 같은 원리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프린팅하는 과정) 기술이 중요하다. EUV를 사용하면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공정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된다. 반면 EUV 장비가 고가여서 관련 설비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반도체 주요기업들은 7나노부터는 EUV를 쓰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일부 주요 패턴에 EUV를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멀티패터닝 공정과 EUV 공정을 패턴의 미세화 정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수많은 반도체 회로 패턴 중 EUV를 꼭 적용해야할 필요가 있는 극미세 패턴이 있는 레이어를 전략적으로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애플' 잡기…삼성 '뒤집기' 가능할까

관건은 삼성전자가 신기술로 애플을 다시 잡을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에 들어가는 모바일 AP를 TSMC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애플과 퀄컴 등 고객사가 삼성전자의 EUV 첫 도전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안해 줄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번 학회에서 선보인 S램 테스트 결과에서는 TSMC가 앞섰지만 삼성전자는 EUV를 적용한다는 차별화된 시도를 선보였기 때문에 7나노 경쟁의 승자는 애플과 퀄컴 등 고객사의 판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는 2위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TSMC는 약 157억달러(약 18조원)를 들여 차세대 5나노(nm) 및 3나노 로직공정이 적용되는 신규 공장을 타이완 남부 카오슝 사이언스파크 내에 짓기로 했다. TSMC가 겨냥한 5나노 및 3나노 파운드리 제조기술은 삼성전자가 내건 목표치를 앞서가는 셈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현재 10나노 제품을 양산하면서 7나노 공정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연구소에서는 5나노 공정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5나노 이후 공정의 양산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대규모 투자로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TSMC가 차세대 공정에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사용할지 여부도 확정되지 못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5나노나 3나노 양산 도전이 성공할지 장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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