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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찬규 학고재 대표 "우병우 집에 그림 배달한 적 없다"

이우환 그림 거래한 갤러리 대표, 특검 참고인 조사
"2014년 7월 이후 경기지역 미술품 수장고에 보관"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2-05 12:44 송고 | 2017-02-05 20:14 최종수정
우찬규 학고재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보유한 4억4000여만원 상당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과정에 우 대표가 어떤 편의를 제공한 것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2017.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우찬규 학고재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보유한 4억4000여만원 상당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과정에 우 대표가 어떤 편의를 제공한 것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2017.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우병우 전 수석 집에 그림이 배달됐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그림은 2014년 7월21일 대금 거래가 이뤄진 이후 수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그림 거래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4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가 5일 뉴스1과 전화 통화에서 "우 전 수석의 그림은 현재까지 경기도 지역에 소재한 미술품 전문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이 수장고는 국내 주요 컬렉터들이나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아내 이민정 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회사 '정강' 명의로 미술품을 구입해 우 전 수석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정강이 억대의 미술품을 자산으로 보유한 데 대해 특검팀이 지난해 정강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미술품이 발견되지 않자 우 전 수석이 회삿돈으로 고가 미술품을 사서 사무실이 아닌 자택에 보관하며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 대표는 우 전 수석과 단양 우씨 종친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20여 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해 왔다. 2014년 이우환 화백의 1994~1995년작 '조응' 시리즈 2점을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 측에 추천해 3억1000만원에 판매했다.

그는 "2014년 7월21일 그림값을 송금 받았고, 이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의 한 표구사에서 액자를 맞춘 뒤 9월30일 학고재갤러리가 이용하는 경기도 소재 미술품 수장고에 입고했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당시 1억5000만원 선이었던 이 화백의 '조응' 시리즈는 현재 3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 화백 그림이 투자 가치가 있어 구입을 권유한 것"이라고 했다.

우 전 수석이 구매한 그림을 회사에 걸지 않고 수장고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 목적 그림 거래의 경우 대부분 변호사들이 왔다갔다 하며 계약서만 쓴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유명 그림들은 대부분 스위스 취리히 수장고에 있다"며 "최근에는 스위스가 예전만큼 금융 거래의 비밀 보장이 안 되는 분위기여서 싱가포르 수장고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우 전 수석이 산 그림이 150호(1호가 엽서 2장 크기) 규모의 큰 그림이어서 집에 걸기에 적절하지 않았을 뿐더러, 전문 수장고의 경우 도난 방지 시설과 항온·항습 시설을 잘 갖추고 있고, 작품의 입·출고 기록이 명확하기 때문에 수장고에 보관하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그림 입·출 내역에 대해서는 "이미 특검 조사 이전에 서울중앙지검이 현장 방문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난해 검찰이 그림을 찾기 위해 정강 등을 압수수색 했을 당시, 그림이 액자에 고정되지 않은 채 갤러리 냉장고 뒤 공간 등에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그 그림들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이 아니고 정강에서 매입한 다른 그림들인데, 갤러리 신관 2층 사무실에 마련된 학고재 수장고에서 보관하던 것"이라며 "마치 작품을 잘못된 공간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도된 건 미술 현장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어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우 대표는 "우 전 수석 측의 미술품 구매 과정에 있어서 제 상식으로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에 출석해 나름대로 충분히 소명을 드렸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판단은 특검에서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강은 2015년 기준 4억4160만원어치의 서화를 보유한 것으로 특검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는 2014년 말 3억1000만원에서 1억3160만원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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