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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어 러시아까지 '사드보복' 채비…차기 韓정권 겨냥?

美국방 '사드 계획대로 배치'에 정면 공박 형국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7-02-03 17:31 송고 | 2017-02-03 17:37 최종수정
알렉산드로 티모닌 주한러시아대사가 3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외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알렉산드로 티모닌 주한러시아대사가 3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외교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러시아대사가 3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의 일환이며, 사드 배치가 이뤄질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가 말한 '상응하는 조치'가 일종의 '보복 대응'을 일컫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까지 본격적인 '사드 보복' 채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해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연내 사드 배치와 운용을 재확인하고 떠난 날, 주한 러시아대사가 한국 외교부 출입기자들을 불러 이처럼 '사드 대응'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와 역내 평화 안보에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티모닌 대사는 "한국 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미국의 MD(미사일 방어) 일환으로 간주한다"면서 "미국 MD가 러시아 국경을 따라 배치되는 것은 러시아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러관계 개선 가능성과 이에 따른 사드 배치 입장 변화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한국 내 미국 MD 배치에 대한 태도는 어떤 경우든 부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가 되지 않을 것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러시아는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모닌 대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국내 러시아 전문가들은 '한국 내 차기 정권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때까지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중국처럼 노골적인 보복을 시사하지는 않고 실제 이를 집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국면에 들어서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차기 한국 정권을 향해 자국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극동지역에서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기대하며 사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해 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측은 사드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준동맹 수준으로 합동 군사훈련까지 하는 등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러가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에 공동 대응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가 실행단계에 들어서면,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극동지역에 사드를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시스템을 배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이태림 러시아 전문 변호사는 "국내외적 변동 상황을 감안할 때, 사드와 관련해 러시아가 이때까지 취해왔던 입장이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우리 외교부를 비롯해 정부가 중국과 미국에 비해 낮은 대러 외교적, 정책적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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