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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 'OO' 속에 담긴 '단순함'의 미학(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 | 2017-02-07 08:00 송고
"단순함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단조로워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가수 자이언티는 '단조롭지 않은 단순함'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요소 하나하나가 정제되고 간결하지만 저마다 상징하는 바가 있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소속사를 더블랙레이블로 옮긴 후 2년여 만에 선보인 새 앨범의 이름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의 설명에 따르면 'OO'은 자이언티의 아이덴티티인 안경과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대중과의 교집합을 의미한다고.

실제로 'OO'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난 자이언티는 그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예의 바르고 겸손했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명확하게 나타냈고, 어떤 질문이 등장하건 군더더기 없는 답변을 신중하게 내놨다. 어째서 그가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의 보컬에서 국내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레이블의 뮤지션으로 합류할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자이언티가 'OO'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자이언티가 'OO'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이하 자이언티와의 일문일답.

Q. 철옹성 같던 tvN 드라마 '도깨비'의 OST들을 제치고 음원차트 '올킬'을 달성했다. 소감이 어떤가?

"성적을 생각하면 물론 걱정이 됐다. 하지만 앨범을 내기 전에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다. 성적보다는 내는 거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알아주시겠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이미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신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

Q.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곡이 있을까?

"모든 곡들이 힘들었다. 이번 앨범은 트랙수가 많진 않지만 내게 정규 앨범과 의미가 같다. 음악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이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실 내 욕심에 비해선 아직 시도하고 싶은 걸 모두 구현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Q. 타이틀곡 '노래'를 듣고 '요즘 연애하는구나'라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나도 봤다. '노래'에는 사랑의 감정을 담았다. 연애는 누구나 다 하는 거고 해봤던 거니까 사랑의 감정을 끄집어내서 작업했다. 솔직히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가사는 농담이다.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썼다.(웃음)"

Q. 그렇다면 혹시 본인이 유명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아니요'라고 답변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요'라고 답변을 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난 유명해지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더 큰 것 같다. 내가 유명해지는 것보다 자이언티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길 바란다. 난 자이언티라는 뮤지션과 스스로를 어느 정도 별개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자이언티)를 위해 곡을 쓰고 어울리는 옷을 고른다는 느낌이다. 자이언티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회사 친구들과 같이 만들어가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자이언티가 신곡들에 대해 설명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자이언티가 신곡들에 대해 설명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Q. '콤플렉스(COMPLEX)'에 히트곡인 '양화대교'가 등장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양화대교'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어느 순간 '자이언티=양화대교'로 떠올리고 정작 나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 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양화대교'가 의외로 콤플렉스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이 곡에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결코 아이돌을 비하한 발언이 아니다. 아이돌은 나와 가고자 하는 길이 전혀 다르고, 그래서 오히려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난 '나쁜 놈들'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곡은 내 이야기를 좀 더 솔직하게 담은 것은 물론, 보컬적으로도 재밌는 부분이 많다. 처음엔 다른 수록곡들에 비해 부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대중 분들이 유심히 들어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 곡에서 말하고 싶은 건 '누구나 다 나쁜 놈이다'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어두운 면은 있고, 그런 점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채우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다."

Q. 공백기가 생각보다 꽤 길었다. 

"이번 앨범을 내기 위해 필요했던 공백이었다. 그전에는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했으니 어떻게든 나를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창작욕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공백은 새 앨범을 들려드리기 위해 고민해야 했던 시기였다."
 

자이언티가 음악 작업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자이언티가 음악 작업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더블랙레이블


Q. 음악을 작업할 때 특별히 추구하는 바가 있나?

"난 절제되고 최소화되고 상징적인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단순함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단조로워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래서인지 내 음악도 간결한 편이다. 막상 보면 몇 줄 안 되는 가사지만 정말 치밀하게 쓴 것들이다. 하나라도 더 얹어서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렇게 만들었다. 짧은 단어에도 많은 것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들어준다면 그런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Q. 가사를 쓸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가?

"보통 테마를 정하고 작업을 진행할 때, 밸런스를 중요시하면서 의식의 흐름대로 쓴다. 계산적으로 한다는 느낌은 스스로 받지 않는다. '이 부분 정말 재밌다' 싶은 걸 포인트로 잘 들릴 수 있게 만든다."

Q. 자이언티의 음악은 쓸쓸하거나 자조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평이 있다. 실제 성격이 그런 편인가?

"목소리가 우울해서 그런 것 같다. 난 절대 우울한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밝다.(웃음)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실제 내게 그런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게 내 캐릭터인 것 같다. 내가 살아온 과정이나 성격인 것이다. 한 가지 상황이나 같은 음식을 먹어도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지 않나. 내 나름대로 어떤 것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스타일이 있고, 그게 사람들한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내겐 정말 재밌는 일이다." 

한편 자이언티가 지난 1일 자정 발매한 'OO'에는 타이틀곡인 '노래'를 비롯해 '영화관', '코미디언(COMEDIAN)', '미안해', '나쁜 놈들', '콤플렉스', '바람' 등 총 7개의 신곡과 '영화관'(인스트루멘탈)이 수록됐다. 특히 '콤플렉스'와 '미안해'는 각각 지드래곤과 빈지노가 랩 피처링으로 합류해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이 외에도 피제이, 쿠시, 서원진 등이 앨범에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nahee1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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