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백년기술⑥]단백질로 반도체 만들면? "손바닥 전화가 현실로"

김진태 건국대 교수 단백질 플래시메모리 연구
초저전력 고집적 반도체로 피부이식 컴퓨터 가능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7-01-30 14:12 송고 | 2017-01-30 15:16 최종수정
편집자주 기초 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은 기초 과학 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가 있으나 우수 인재들은 곳곳에서 뛰어난 아이디어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주요 대학 및 연구소의 우수 연구 과제를 선정해 미래기술로 육성하고 있다. 상용화되기까진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모를 과제들이지만 인류 미래를 책임질 과제들이다. 백년을 이어갈 미래 기술을 소개한다.
영화 토털리콜의 한장면.© News1
영화 토털리콜의 한장면.© News1

2012년에 리메이크된 영화 토털리콜의 한 장면. 주인공 콜린 파렐은 손바닥을 귀로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전화를 건다. 주변에 있는 유리판 아무곳에나 손바닥을 대면 화상 전화도 가능하다. 손바닥에 이식돼 있는 전화기 덕이다. 

공상과학소설을 원작으로 한 SF영화의 한장면이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미 관련 기술들은 개발이 되고 있으며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다. 

손바닥 전화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 중 하나는 단백질 반도체다. 단백질로 반도체를 만들면 초소형 컴퓨터, 초소형 스마트폰이 가능하다. 전력 소비도 극도로 낮아지고 데이터 집적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 우표 크기, 무당벌레 크기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가능하다. 

건국대 김진태 교수팀은 단백질을 이용한 플래시메모리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단기간엔 메모리반도체칩을 이식해 생체 이식형 신용카드, 혹은 ID카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체내진단 의료 기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2014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고 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단백질로 만드는 차원이 다른 반도체

반도체 개발 경쟁은 미세화 공정에 대한 경쟁이라 볼 수 있다. 반도체 미세 공정에서 가장 앞서 있는 삼성전자는 10나노 공정을 양산하고 있으며 조만간 7나노 공정까지 양산할 예정이다.

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수준이다. 10나노는 1억분의 1미터 수준의 얇은 선으로 반도체 칩 속에 회로패턴을 그리게 된다. 반도체 업계에선 그 다음 단계로 피코 공정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1조분의 1미터 수준까지 회로도를 미세하게 만드는 것이다. 

피코 단계의 반도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전자의 간섭 현상이다. 반도체 칩에 피코미터수준의 회로도를 그리면 회로도 내 간극 사이를 전자가 잘못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실리콘 소재론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신소재를 통해 반도체를 만들어야 더 미세한 크기의 반도체 제작이 가능하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단백질이다. 

김진태 교수는 단백질로 반도체를 만들면 가로세로 10mm 크기의 무당벌레 날개안에 600억개의 트랜지스터(반도체)를 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News1
© News1


◇인체도 거대한 반도체…단백질로 반도체 만들면

반도체는 전기적 신호를 받아 한방향으로 이를 보내거나 막는 형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단백질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손가락 끝에서 느껴진 자극은 신경 세포를 따라 뇌로 보내지고 반대로 운동신호를 줘 움직이게 한다. 인간의 뇌는 단백질 소자를 활용한 무궁무진한 크기의 데이터 저장 장치라 볼 수 있다.

단백질 반도체는 단백질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시키고 전기나 빛으로 자극해 응답신호를 만드는 원리다. 기본적인 반도체와 원리는 같지만 크기와 전기 효율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몸속의 전기 신호는 단 1mV에서 작동된다. 단백질 배열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든 단백질 반도체가 어느 수준의 전기 신호로 작동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이 필요없는 초소형 컴퓨터의 제작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컴퓨터의 크기가 우표 크기만해지고 그보다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도 가능하다. 영화 토털리콜에서 나온 생체 이식형 스마트폰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 

◇생체이식형 신용카드는 단기간에 가능 

김진태 건국대 교수 © News1
김진태 건국대 교수 © News1
김진태 교수팀이 연구하는 것은 단백질로 만든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다. 플래시메모리반도체는 전력 공급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를 잃지 않는 메모리반도체다. 주요 저장장치에 쓰인다. 

단백질을 이용한 플래시메모리반도체는 전력 소비를 최소한으로 한다. 김 교수팀의 단기 과제는 생체이식이 가능한 플래시 메모리칩을 만들어 정보를 체외에서 읽고 쓸 수 있는 고성능의 무선 단백질 검출 회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진태 교수팀은 "단기적으로 신체내장형 ID나 크레딧 카드를 만들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체내진단 등 첨단 의료기술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질을 이용한 반도체는 생체 친화적이어서 생체이식에 대한 반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단백질 반도체의 특성상 고도의 집적화가 가능하고 피부를 통한 데이터 읽고 쓰기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생체친화적 메모리 디바이스를 만들어 국내 바이오 의료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혁신적인 컴퓨터 아키텍쳐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News1
© News1



xpe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