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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우기’ 여념없는 트럼프, 이민정책 DACA도?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7-01-25 18:09 송고 | 2017-01-25 18:13 최종수정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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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각종 이민관련 행정명령 서명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의 대표적 이민정책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제도마저 폐지할까 이민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접경지역 국경장벽 설치, 난민 및 테러 위험지역 국가 이민자 유입 제한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예고되는 등 이민정책에 강경한 기조이지만, 이 가운데 DACA 폐지에 있어서는 유독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2년 발동한 DACA는 부모를 따라 미성년자로 미국에 온 불법체류자들의 추방을 유예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약 75만명 정도가 DACA의 혜택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전이 진행되는 동안 DACA와 '부모책임 추방유예'(Deferred Action for Parental Accountability·DAPA) 등 오바마의 불법 행정 사면조치 2개를 즉시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DAPA는 시민권자 자녀를 둔 불법체류자 부모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즉시 시행된 DACA와는 달리 공화당이 다수당인 20여개주에서 소송을 제기해 현재 시행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취임 후 각종 행정명령 발동으로 본격 오바마 흔적 지우기에 나선 트럼프가 막상 DACA 폐지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 사안에 DACA 제도 폐지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직접적인 논평을 피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브리핑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범죄기록을 갖고 있고 미국민에 위해가 될 만한 사람들의 추방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사람들에 우선을 두겠다"고 말해 당분간은 DACA 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 이민국(USCIS) DACA 처리 현황에 따르면 현재 약 7만3000건의 갱신 서류와 4만6000건의 신규 신청 서류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40건의 신규 신청서와 690건의 갱신 신청서를 승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민 강경론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회원수 200만명을 웃도는 미국의 대표적 반이민 단체 '넘버스USA'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에게 DACA 폐지를 촉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트럼프에 우호적인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조차도 DACA 폐지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친트럼프 진영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 트럼프가 DACA 폐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이나 전과를 가진 불법이민자 추방 공약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DACA 폐지는 국민 다수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미국민의 58%가 DACA 제도 유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8%로 조사됐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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