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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방학인데…학군수요 잠잠한 대치·목동 전세시장

대치·목동 주요 아파트 단지 전셋값 약보합세
학생수 감소·학군수요 분산·임대료 부담 등 원인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17-01-24 07:30 송고 | 2017-01-24 09:58 최종수정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단지. © News1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단지. © News1

"원래 목동은 개학 전에 학군을 좇아 이사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겨울방학이 성수기입니다. 전세 물건을 찾기가 힘들죠. 그런데 올해는 다르네요. 지난해 투자 매수 증가로 전세매물은 늘었는데 학군수요는 잠잠해 전세가 쌓여 있습니다."(목동신시가지 4단지 인근 A공인)

겨울방학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서울 주요 인기 학군 지역의 '학군 전세특수'는 잠잠하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려운 '불수능'으로 꼽혀 활발한 학군수요 움직임이 예상됐던 것과 다르다. 수요가 몰리지 않자 겨울방학 때마다 치솟던 전세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일부 하락하기도 했다.
24일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양정중, 신목중, 월촌중, 한가람고, 양정고 등 명문 학군을 아우르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6단지에 전세 매물이 남아돌고 있다. 개학 전 좋은 학군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가 몰려 품귀현상을 빚던 것과 대조적이다.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호황을 등에 업고 늘어난 투자 매물들이 전세시장에 쏟아져 나왔다"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적다보니 매물이 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지체되자 전세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4단지 전용면적(이하 생략) 47㎡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3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됐지만 12월 들어서는 전셋값이 2억8000만원까지 낮아졌다. 67㎡ 주택형은 10월 4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던 것이 12월 4억~4억20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F공인중개소 대표는 "갈수록 학군수요가 잠잠해지는 것 같다"면서 "마음 급해진 집주인들은 전세 만기일까지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추가 가격 조정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유명 학원들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예전에는 수능이 끝나면 대치동 학원가로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전세 문의가 몰렸지만 지금은 비교적 조용하다. 이렇다 보니 계약도 앞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지고 있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 위치한 대치 선경1차는 지난 겨울방학 때보다 전셋값이 하락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5년 12월 7억9000만원이던 94㎡ 주택형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2500만원 떨어진 7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 지난 12월 84㎡ 평균 전셋값이 5억2750만원을 기록,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를 학군수요 감소의 근본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교육청 집계 결과 2006년 142만3300명이던 초·중·고교 학생 수는 올해 97만5589명으로 줄었다. 10년만에 31% 감소한 것이다.

대학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높아진 것이나 특수목적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의 부상으로 인해 학군수요가 분산된 것도 학군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주요 인기 학군 지역의 경우 이미 전셋값이 오를 대로 올라 있는 데다 집주인들이 임대료 부담이 높은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해 진입이 어려워졌다는 것도 이유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대치동이나 목동의 경우 자세히 살펴보면 순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졌다"면서 "특목고나 자사고의 부상으로 학군 지역 위상이 낮아진 상황에서 진입장벽이 높아지다보니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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