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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모레, 싱가포르 '연구소' 개소…中이후 준비하는 서경배

17일 싱가포르 'R&I Lap' 설립…'포스트차이나' 포석
연구=싱가포르·생산=말레이시아…'투트랙' 전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1-24 06:20 송고 | 2017-01-24 10:06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Biopolis)에 R&I Lab을 세우고 연구 인력을 현지 배치해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올해 첫 수를 뒀다.
싱가포르엔 연구소를 세워 R&I 허브로 삼고 말레이시아엔 생산법인을 거점으로 키워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포스트차이나' 대비 서경배 회장의 '투트랙' 장기 전략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에 위치한 아세안 RHQ 내에 '싱가포르 R&I Lab'을 지난 17일 개소했다. 국내에서의 아세안 지역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와의 공동연구 수행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활동을 위한 신규 실험실을 갖추게 된 것.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연구단지 바이오폴리스에는 싱가포르 국가 과학연구기관 A*STAR(Agency for Science Technology and Research)을 비롯해 로레알·P&G 등 글로벌 경쟁사의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A*STAR 산하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인 'IMB(Institute for Medical Biology)'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해 신세대 항노화 뷰티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 내 유수 대학 등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지에 세운 R&I Lap을 통해 아세안 맞춤 피부 연구에 더욱 힘써 고객들의 니즈에 적합한 브랜드와 제품을 개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사만의 피부노화 관련 연구 심화 및 시각화하는 기술을 특화하고 향후 연구결과를 자사 피부 연구 및 제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도 이미 세웠다.

싱가포르 R&I Lab은 A*STAR의 바이오이미징 분야 대표 연구기관인 'SBIC(Singapore Bioimaging Consortium)'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바이오 마커'에 특이적 형광물질을 붙여 이미지화하는 기술을 피부 세포에 접목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싱가포르 R&I Lap을 아세안 R&D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며 "현지 주요 연구기관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마케팅과 브랜드 비즈니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은 기술연구원에 아시아 지역 특화 원료 및 기술을 연구하는 '아시안 뷰티연구소'와 차세대 쿠션 화장품을 개발하는 'C-Lab(Cushion Laboratory)'을 설립해 연구 결과를 제품 개발에 반영해왔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을 넘어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혁신 연구소를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생산거점 삼아 아세안 '메가시티' 공략 방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누사자야 산업지역에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해외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누사자야 지역은 싱가포르와의 접근성이 좋고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과 인접하고 있어 교통의 요충지로 불린다.

오는 2020년 공장 완공을 목표로 현재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10월 1차로 400억원을 출자했고 1월 400억원, 다음해 1월 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14년 중국 상하이 공장 준공 이후 아세안 생산기지 설립 계획을 준비해 왔다"며 "말레이시아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아세안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수출이 중화권(중국·홍콩·대만)에 편중됨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세계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왔다. 그중에서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사업의 중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세운 싱가포르 R&I Lap이 활성화되면 아모레퍼시픽은 연구와 생산을 전문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한층 탄탄해진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기준 아세안지역 5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에 법인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에는 2010년 아세안 시장 지주회사격인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오퍼레이션'을 세웠다.

아세안 시장에 진출한 주요 화장품 브랜드는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국가별 매장 수는 말레이시아가 90개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가 75개, 태국 67개, 싱가포르 66개, 필리핀 44개, 베트남 18개, 미얀마 6개로 집계됐다.

서 회장은 창립 70주년 행사에서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영업익률 15%·해외 매출 비중 50%를 달성해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 회장은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의 새 길을 '아시안 뷰티(Asian Beauty)'로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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