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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메모리반도체에 매머드 투자…최종 타깃은 삼성전자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칭화유니 1년새 82조 투자
기술자 영입에 물불 안가릴 듯..."한국추격 시간문제"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2017-01-23 16:31 송고 | 2017-01-23 16:38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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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나라가 기술을 선도하는 대표 수출상품인 메모리반도체를 정조준했다.

데이터 저장과 처리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는 4차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입지를 쌓았다고 판단한 중국은 열세에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거대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중국의 최종 타깃은 최선두에 있는 삼성전자일 수 밖에 없다.
◇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칭화유니 1년새 82조 규모 투자 발표

올 1월 초순엔 대만언론을 통해 중국 최대 국영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청두, 난징 두곳에 메모리칩 공장 건설에 460억 달러(약 54조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 공개됐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말 우한에 240억 달러(약 28조원)를 들여 스마트폰 등에서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1년이 채 안돼 700억달러(약 8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계획을 잇따라 공개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삼성전자의 연간 설비 투자 금액은 최대 15조원 수준으로 중국 칭화유니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간 중화권업체는 중국이 우위에 있는 비메모리 분야 투자에 집중해 왔던 것과 달리 칭화유니는 메모리분야를 정조준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정부도 지난 2015년 반도체 펀드를 통해 향후 10년 간 1조 위안(약 170조원)을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중국은 지금 민과 관이 손을 잡고 총공세를 퍼붓는 모양새다.

인수 여의치 않자 자력갱생형 거대 투자…기술자 영입에 물불 안가릴듯

중국의 이같은 투자공세는 전략변화와 관계가 깊다. 원래 중국은 메모리기술 기업을 인수해 한국이 석권한 메모리 시장을 파고들려 했지만 번번히 좌절됐다. 2015년 이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샌디스크 등에 눈독을 들였지만 미국정부의 견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중국정부는 차선책으로 메모리 반도체 독학투자 내지 자력갱생 모드로 방향을 돌렸다.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내에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가 201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2016.11.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내에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가 201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2016.11.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 반도체 내수시장 규모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36%인 1035억달러(118조300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은 반도체 최대 무역적자국이다. 중국은 해마다 2300억달러(약 27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미 2013년 반도체는 원유를 제치고 1위 수입품목으로 올라섰다.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로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 D램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한미 3개사가 9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인텔 등 6개사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마침 자동차 전장화, 인공지능 대두, 서버 고용량화 추세로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반도체부문에서 4조원대 중반의 영업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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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중국으로 하여금 급성장하는 안방시장을 더이상 외국산에 넘겨줘선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더 짙게 가지게 하고 있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 중국은 한국을 포함, 세계의 기술자들을 거액을 주고 스카우트하는데 열을 올릴 가능성이 많다.

◇ "비메모리 앞선 중국, 추격은 시간문제"

메모리 기술면에서 중국은 한국과 최소 몇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초로 4세대 64단 3D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도 아직 48단 양산에 머물정도로 삼성전자의 기술은 독보적이다.  이르면 내년 9월 D램양산에 들어가는 푸젠전자정보그룹의 미세공정기술도 32나노 수준으로 이미 10나노대에 접어든 국내 반도체 업계와 적지 않은 기술격차가 있다.  

그러나 중국이 거대 투자로 나선 만큼 추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국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이례적인 초호황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면서도 얼마나 지속될지는 자신하지 못한다. 그 변수중 하나가 중국이다.

게다가 중국은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를 앞서 있다. 중국은 이미 비메모리 세계 3위 수준에 올라서 있다. 지난해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회사만 1362개로, 150여개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9배에 이른다.

시장 규모도 비메모리가 훨씬 크다. 지난 2015년 기준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670억 달러(약 311조원) 규모로, 807억 달러(약 94조원) 수준인 메모리 시장 규모의 세 배 수준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현재 반도체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약한 부분은 비메모리 설계"라며 "메모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 만큼 후발주자인 중국을 자꾸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인력공급과 창업 지원 활성화로 팹리스를 적극 육성해 비메모리에서도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새롭게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m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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