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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구속하라" 강추위 녹인 설맞이 '촛불집회' 30만명 함성

청와대, 헌법재판소, 삼성·SK·롯데 본사 방면으로 행진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김재현 기자 | 2017-01-21 20:44 송고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2017.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주말인 21일 '13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강추위와 강설 속에서도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본집회 후 행진에서는 청와대, 헌법재판소, 삼성·SK·롯데 본사로 향하며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물었다.
촛불집회를 주관해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제13차 범국민행동을 개최했다. 영하권에 많은 눈이 내리는 날씨지만 주최 측 추산 30만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이날 촛불 시민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규탄하고 '헬조선을 바꾸자'는 주제로 발언을 이어갔다. 또 최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관련 사법부, 재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 선 김덕진 퇴진행동 팀장은 "지난주 이재용의 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사람이 '역시 재벌이구나' 하는 자괴감을 느끼신 분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재벌 총수를 구속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외쳤다.

김성환 퇴진행동 법률팀 변호사 역시 "어제부터 서초동 법원에서 법률가들이 농성을 시작했다. 이재용에 대한 판결을 묵과할 수 없었다"며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오늘날의 박근혜 탄핵 사태를 일으켰다. 촛불은 이미 박근혜 탄핵, 재벌 총수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13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17.1.2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구속영장 발부와 블랙리스트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는 "시네마달은 세월호, 강정마을 등 사회 문제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배급하는 가난한 회사인데 이런 회사들이 블랙리스트로 탄압받았다는 게 점점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김기춘, 조윤선이 구속돼 헌법을 유린한 증거가 드러났다. 블랙리스트의 몸통은 박근혜이며 박근혜 정권은 헌법을 유린했다"고 비판했다.

발언 중간중간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물러나라", "이재용도 구속하라", "황교안도 썩 꺼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랩퍼 피타입, 노래패 우리나라 등의 공연도 이어졌다.

본집회가 끝난 뒤 행진은 오후 8시쯤부터 시작됐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청와대 방면 청운동주민센터와 헌법재판소로 향했다. 시민들은 행진 중에 각 지점에 맞는 슬로건과 함께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밖에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도심행진을 SK, 삼성, 롯데 재벌사 앞에서 진행하며, 법원의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비난했다.

한편 퇴진행동 측은 설 연휴인 오는 28일 촛불집회를 열지 않는 대신 이날 오후 4시16분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차례 등을 열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다음주 광화문 촛불집회는 쉬지만 고향에서 밥상에서 술상에서 촛불집회를 열자"라고 밝혔다.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는 만큼 친척들과 함께 밥상에서 시국토론을 하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촛불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황중덕씨(77)는 "우리는 온 가족이 이 일에 대한 생각이 같아서 모이면 시국 얘기를 많이 한다"며 "설인만큼 가족들끼리 모여서 얘기도 하고 손자손녀들도 가르치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박종석씨(57) 역시 "설 연휴 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마음으로나마 촛불 열기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집회 현장에 나오고 안 나오고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이미 대통령 탄핵을 한 마음으로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2017.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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