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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조윤선 영장발부…"범죄사실 소명·증거인멸 우려"(종합)

서울구치소 대기 중이던 두 사람 즉시 수감
'법꾸라지' 잡은 특검, 이재용 후폭풍 딛고 수사 탄력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이원준 기자 | 2017-01-21 04:06 송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17.1.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17.1.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 몸통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나란히 구속됐다.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를 받아온 이들이 나란히 구속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까지 특검이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기각으로 주춤했던 특검팀 수사도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자정을 넘겨 이튿날인 21일 오전 3시47분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곧바로 수감됐다.

성창호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됐다. 특검팀에서는 수사2팀을 지휘하는 이용복 특검보를 비롯해 김태은, 이복현 검사 등이 참석했다. 김 전 실장은 오후 1시30분, 조 장관은 4시40분께 심사를 각각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속 여부를 초조히 기다려왔다.

김 전 실장은 법무부 장관과 국회의원, 현 정부 들어선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거물급 인사다. 조 장관은 사상 최초로 현직 장관 신분으로 영장심사를 받았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법원은 꼼꼼하게 심사를 진행했고,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된 지 17시간을 넘겨서야 최종 확정됐다.

영장발부에 따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귀가 대신 대기하던 서울구치소에 즉각 수감됐다. 평소 금테안경을 쓰던 김 전 실장은 이날은 뿔테안경을 착용했다. 법을 잘 아는 그가 구속을 직감하고 안경을 바꿔 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반세기 넘게 법조인이자 정치인으로 영화를 누려온 김 전 실장도 특검의 촘촘한 그물망을 벗어나진 못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두 차례의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조 장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최초의 장관에 이어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장관 구속의 주인공이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진보성향의 문화예술인 및 단체에 대한 정부지원 배제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수사를 통해 '블랙리스트' 문건이 실재하며, 이로 인한 문화체육계 전반에 걸친 압박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특검은 이 문건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만들고, 교육문화수석이 문체부 차관을 통해 문체부로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문건 제작 지휘자로 김 전 실장을 지목했고, 박 대통령 지시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중이다.

특검은 구속된 김 전 실장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외에 최순실씨(61·구속기소) 국정농단 묵인·방조의혹,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 사표 지시 의혹, '정윤회 문건' 유출과 관련한 검찰수사 무마의혹 등에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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