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반기문 "정치지도자 빨리 만날 것"…민생 이어 정치행보 개시

민생행보에서 큰 효과 못봐…당초보다 정치행보 앞당겨
전직 대통령, 입법·행정 수장 이어…정치권 인사 접촉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2017-01-20 14:14 송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정세균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1.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귀국 후 민생 행보에 집중했던 반기문 전 총장이 정치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하루에 수백km에 달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주는 '무게감'이나 '충격파'는 미흡했다는 판단 하에 설 연휴 이후로 늦췄던 정치 행보를 앞당겨 유력 대권 주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반 전 총장은 다음 주부터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등과 회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20일 서울 조계사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정치지도자 분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만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전날(19일)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을 시작으로 20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을 만났고, 오후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반 전 총장측은 "의례적인 귀국 인사로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이어 입법부 수장과 탄핵 정국에서 행정부 수반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실제 반 전 총장은 이날 정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제가 월요일부터 한 4일동안 지방을 다니면서 민생투어를 좀 했는데 국민들이 경제라든지 여러가지 현재 정치상황에 대해 많이 어려워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을 듣고 배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 소속인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만나서도 "한국 발전에 기여해야 할텐데 젊은 청년들이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로 낙심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경제 성장 동력도 많이 둔화된 것 같고, 외교·안보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고, 그런 면에서 제가 과거에 쭉 해온 경험이 있어 미력이나마 기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생행보를 통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을 향후 대선 과정에서 정책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대권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국민의당 소속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정당 선택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반 전 총장은 이미 설연휴 이후 기존 정당의 합류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이 자리에서 박 부의장은 "입당을 결정하셨냐. 총장님 정체성이 국민의당과 맞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고맙다고 웃어넘기면서도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경남 김해에서 기자들과 치맥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부분부터 빡빡하다. 현재는 당이 없다보니 다 내 사비로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어떤 정당이든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국회의장단 예방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조계사를 찾아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났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불교 뿐만아니라 기독교를 포함해 여러 종교지도들을 많이 만나겠다"고 밝혔다.

향후 대권 도전에 있어 종교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앞으로 종교계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민생행보에 나설 것이 아니라 김종인, 김무성, 손학규, 박지원 등 정치권의 대표 주자들을 만났어야 했다"며 "민생 행보도 어차피 국민들 눈에는 정치 행보로 보이는데 그런 부분을 간과한 듯 하다"고 평가했다.


ykjmf@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