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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前총장, 최순실과 한식 등 관심사 사전 논의 정황

미르 前이사 "차은택, 63빌딩에서 함께 만났다고 말해"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윤수희 기자 | 2017-01-20 13:27 송고 | 2017-01-20 15:13 최종수정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 News1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 News1

'비선실세'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 특혜 의혹에 연루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이 최씨와 만나 그의 관심사였던 '한식 세계화 사업' 등을 두고도 구체적 논의를 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최 전 총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인사는 했지만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잠시 만났다"며 잘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5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48)는 "요리학교 설립과 관련해 최 전 총장과 최씨가 만난 적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의 증언을 종합하면 미르재단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Ecole Ferrandi)' 측과 국내에 분교를 세우는 '페랑디-미르'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한식 과정을 개설하는 게 최씨의 관심사였다.

이 전 이사 역시 이를 잘 알고 요리학교 설립을 위해 총장실에서 최 전 총장을 만나는 등 이대 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씨(48)가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 전 이사는 차씨로부터 최 전 총장과 최씨,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등이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난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실무 협의를 위한 논의 이전에 최씨가 이미 최 전 총장과 만나 이야기를 해놨다는 취지다.

이 전 이사는 "페랑디-미르 사업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찾아갔는데 안 전 수석에게 전화해보라고 해서 부탁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이 양재동의 한 건물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임대료가 비싸서 못했다고도 했다.

최경희 전 총장. © News1
최경희 전 총장. © News1

이 전 이사는 "차씨와 함께 이대 총장실에 가서 식품영양학과 교수들과 만났는데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과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도 있었다"며 "페랑디-미르 사업에 대해 상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 전 이사는 규격에 맞는 공간이 없어 요리학교를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는 빈민국 아동을 위한 영양식 개발 사업도 이대 측과 긴밀하게 논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최씨가 한두 달 안에 영양식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는데 자체적 개발이 어려워 이대 측에 운영을 맡겼다고도 했다.

그는 재단 자체 사업이었는데 청와대에서 어떻게 알고서 먼저 연락이 왔다는 말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때 한국형 공정개발협력(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모델로 소개돼 현 정부의 치적 사업이 됐다고도 했다.

한편 최 전 총장은 정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입학 전부터 회의를 주재하는 등 이대 비리 전반을 총괄한 혐의로 18일과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르면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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