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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 왜 미풍에 그쳤나…귀국 효과 적었던 이유 4가지

각종 논란에 '귀국 컨벤션 효과' 제대로 누리지 못해
하루 수백km 강행군에 관심 불러일으키는데는 성공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조소영 기자, 박응진 기자 | 2017-01-19 12:06 송고 | 2017-01-19 18:47 최종수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한뒤 나오고  있다. 2017.1.19/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19일로 귀국 일주일을 맞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충청과 영·호남을 아우르는 광폭행보에 나섰지만 예상 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태풍(颱風)'이 아닌 '미풍(微風)'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부족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는 두루뭉술한 행보 △야권의 검증공세 △귀국 후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구설수 등을 반 전 총장이 '귀국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다만 하루에 수백km에 달하는 강행군을 펼치면서 대권 주자로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일성으로 '정치교체'를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는 전날(18일) 광주 조선대학교 강연에서 정치교체와 관련 "개헌, 사회개혁, 부정부패, 정경유착 등을 포함해 이런 것들을 바꿔야 되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반 전 총장이 정체교체 선언을 했는데 국민들에게 그 정치교체가 무엇을 하는 것이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방향제시를 보여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좀더 정교하게 짜이고, 강한 메시지들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만들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한 정치평론가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몸은 고달프게 많이 움직였는데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주는 무게감이나 충격파는 미흡하다"며 "본인이 대권을 결심하고 들어왔다면 묵직한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던졌어야 하는데 번잡스러울 뿐 가성비가 별로"라고 평가했다.

자신을 '진보적보수주의자'로 지칭하면서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는 두루뭉술한 행보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 공감대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반 전 총장의 행보가 보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보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모두를 사랑하겠다는 메시지인지, 아니면 반반(半半)의 눈치보기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점 때문에 보수든, 진보든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를 유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좌고우면의 행보를 보이면 자칫 다른 사람을 위한 불쏘시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대대적인 검증 공세도 반 전 총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야권은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 비리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에 흠결이 생겼다"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반 전 총장측은 야권의 검증 공세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채 "허위사실 보도나 무차별적인 인용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반 전 총장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국 후 사흘이 멀다 하고 터지고 있는 각종 구설수도 악재다. 반 전 총장의 준비 부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후 '에비앙 생수 논란', 전철표 판매기에 지폐 두장을 넣으려 한 '2만원 논란', 현충원 방명록에 미리 써온 메시지를 옮겨 적은 '수첩 논란', 음성 꽃마을에서 환자 식사 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턱받이 논란',  '퇴주잔 논란'에 이어 전날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나쁜 놈' 논란까지 빚었다.

이와 관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준비 안 된 분이 서두르기까지 하니까.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기자들과의 신경전)도 위트로 넘길 수 있는 것인데 사사건건 기자들에게 'X'를 붙인다든지, 이런 것은 진짜 준비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주일 간 강행군을 마친 반 전 총장이 대권 주자로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할지 여부는 설연휴 이후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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