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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위안부 문제 질문하지 마세요…나쁜 놈들"

"내가 누구냐, 유엔 사무총장 한 사람"

(서울·대구=뉴스1) 김수완 기자, 이정호 기자 | 2017-01-18 21:31 송고 | 2017-01-19 09:05 최종수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 서구 음식점에서 한국 JC대구 지구 임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7.1.18/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 서구 음식점에서 한국 JC대구 지구 임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7.1.18/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일 위안부 합의 환영' 논란과 관련해 "남을 헐뜯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이런 문제를 논하는 것은) 공정한 싸움이 아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18일 대구 지역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기자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제게 상당히 많은 오해를 하고 계신데 이런 오해는 불필요한 오해"라며 "제가 역사적인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누구냐, 대한민국 국민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했다"며 "제가 장관 할 때부터 위안부 문제를 다뤘고 오랫동안 현안이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최소한도라도 한을 풀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해서 김영삼 정부 때 계속 노력했지만 안 됐다"고 과거 김영삼 정부 당시 위안부 관련 합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총리대신 명의로 사죄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한다고 태도를 바꿨고 (피해보상금도) 정부에서 주는 게 아니라 (민간단체인) 아시아기금을 만들어서 자민당 총재의 서한을 거쳐서 전달했다"며 "당시에 제가 외교안보수석을 하면서 김영삼 대통령께서 민족의 자존심이 다치는 거다, 못 받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돈을 다 찾아서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오랫동안 걸렸던 위안부 문제가 드디어 총리가 사과하고 정부 예산으로 (보상금을 지급)한다"며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의돼야 하는데 그건 아니라도 기틀은 잡혀간 것이다"고 '환영 입장'을 해명했다.

그런데 반 전 총장은 해명을 마치고도 "정치가 잘못되고 있으니까 국민들의 잘못을 유도하고, 이용당하고 있다. 페이크 뉴스라든지 가짜 뉴스, 남을 헐뜯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대한민국 국민이 할 일이 아니다"며 자신의 입장과 관련해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약간의 실수, 실수도 아니다, 제가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하면서 서로 싸울 상대를 많이 만났다, 어떤 사람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며 "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면 서글픈 일이고 정치를 개혁해야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에 있는 분들을 다 검토하고 비판하라, 얼마든지 정책적인 대결을 벌이겠다"며 "저를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 (질문)하지 마세요, 그건 공정한 싸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자리를 뜨면서도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만 물어보니깐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며 격앙된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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