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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 악연 반복…JY 챙겨온 신사업 '흔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1-16 14:06 송고 | 2017-01-16 16:23 최종수정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때 모습. 2017.1.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때 모습. 2017.1.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최악의 시련을 맞았다. 

특검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긴급 체포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삼성과 특검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건희 회장도 비자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불구속기소돼 배임과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은 뒤 4개월 만에 사면받았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 부회장도 한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

삼성 오너 일가에게 구속영장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이 부회장이 조사에 성실히 임한 상태임에도 구속영장까지 내려진 데 대해 과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리더십 흔들…최악의 경영 공백 사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최악의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은 과거에도 비자금 사건으로 그룹 총수가 자리를 비우는 시련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전무로 현직에 있어 그룹 오너를 대체할 리더십이 비교적 탄탄했다.

삼성은 2008년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이건희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2008년 4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며 그해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삼성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삼성그룹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정점으로 삼성전자 등 국내외 400개 계열사를 전문경영인이 총괄하는 체제를 갖췄다. 

◇JY 챙겨온 미래 신사업 '흔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당시와 상황이 사뭇 다르다. 이 부회장과 함께 미래전략실 최고 수뇌부인 최지성 부회장도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또 불구속 기소와 달리 구속이 집행될 경우 최악의 경영권 공백 사태가 오게 된다. 

특히 삼성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삼성의 미래먹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전장부품기업인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 등으로 하만 인수 작업이 삐걱대고 있다.

지난 3일 하만 소액주주들은 디네시 팔리월 CEO를 비롯한 하만 이사진을 대상으로 너무 싼값에 팔았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앞서 아틀란틱인베스트먼트도 헐값 매각이라며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들의 찬성 의견 확인이 선행해야 한다. 또 미국 정부당국의 승인도 필요하다.

하만의 지분은 펀드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찬성의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1위 주주는 뱅가드그룹으로 8.87%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프라이스어소시에이츠가 8.05%의 지분으로 2위다. 이들 펀드 등 주주와 미국 정부 당국을 만나 협조를 구하고 설득하는 작업은 오너 경영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 등으로 이같은 역할을 하기 힘든 상태다.  

◇재계 "오너 리더십 없이 어쩌라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고려하면 통찰력과 결단력을 겸비한 오너의 존재는 기업의 운명과 한국경제를 좌우하는 결정적 한수가 되기도 한다.

'왕의 귀환'이라고 평가되는 이건희 회장의 2010년 경영 복귀는 애플이 선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시발점이 됐다. 당시 이 회장은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위기감을 설파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반도체 투자 등도 이건희 회장과 같은 오너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2098억8000만 달러, 약 235조 원)의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는 24위, 아시아에선 중국의 텐센트(13위·2479억 달러)와 알리바바(15위·2414억 달러)에 이어 3위다.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오너의 리더십 상실은 큰 위험요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규 투자 및 글로벌 경영, 해외 파트너와 업무 제휴 등은 최고 경영진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위층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의 성장 동력도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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