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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수요예측·장밋빛 전망…예견된 의정부 경전철 파산행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17-01-13 06:00 송고 | 2017-01-13 09:26 최종수정
'2000억원대 눈덩이 적자'로 인해 사업시행자가 파산 신청한 의정부 경전철 2013.2.3/뉴스1

‘애물단지’ 의정부경전철㈜이 개통 4년6개월 만인 지난 11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의정부경전철 대주단은 2000억대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

개통 전 예상승객수요는 실제 승객숫자보다 3~5배가량 뻥튀기됐고, 이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결국 대책 없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경전철이 운행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는 “협약에 따라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때까지 운행중단하진 못할 것”이라며 가동중단에 대한 불안감 수습에 나섰다.

◇뻥튀기 승객수요예측, 장밋빛 전망으로 사업 추진

의정부경전철이 본격 구상된 것은 1993년부터다. 그해 정부는 ‘경전철이 지하철보다 사업비가 적게 든다’며 전국 각 지자체에 적극 권장했다. 곧 전국적인 사업유치 열풍이 불었다.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팽배한 시기였다.

경기도 내에서는 의정부시를 비롯해 용인, 하남, 부천, 김포, 수원, 성남, 안양, 광명, 평택, 안산, 고양, 남양주, 의왕시 등이 경전철을 검토했으나 의정부, 용인, 김포를 제외하고 모두 무산됐다.

용인경전철은 2013년 4월 개통했으며 김포경전철은 2018년 11월 개통할 예정이다.

2012년 7월1일 개통,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은 1999년 일본의 철도회사와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으나 진전이 없어 2년 만에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시는 LG건설과 소모적인 행정소송을 벌였다.

우여곡절을 거쳐 2006년 4월 홍남용 전 의정부시장의 친동생인 홍만용씨가 대표로 설립한 의정부경전철㈜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김문원 당시 시장은 2007년 7월 경전철 착공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의정부경전철은 42만 시민의 숙원사업이다. 만성적인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부동산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경전철을 건설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무렵 시는 “의정부경전철은 하루 7만9000∼15만명이 이용해 교통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허위예측을 전망이라고 내놨다.

◇공사중 대형참사 5명 사망, 툭하면 멈춰,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 7월25일 오후 7시20분께 신곡동 부용천변 공사현장 12m 높이 교각에서 폭 6m, 길이 30m의 철골기계 2개가 무너져 내렸다.

구조물 위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하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였다. 기기조작 미숙 등에 의해 벌어진 참사로 전형적 인재였다.

이 사고 이후 정부는 뒤늦게 민간투자로 건설되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안병용 시장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선 직후 “경전철 건설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노선조정과 승객수요예측을 전면 재조사할 것”이라고 선언해 파장을 불렀다.

경전철 공사 중단 소식에 대해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주민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정상적으로 진행돼 온 사업마저 단체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뒤집게 된다면 혼란과 고통은 모두 주민이 떠안게 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안 시장은 과대포장된 수요예측을 바로잡는 등 파국을 면하자는 취지에서 공사 중단을 선언했으나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수요예측 재협상’이 불발됐다.

대신 시는 3억원을 들여 환승요금제 변경, 노인과 장애인 요금할인, 경전철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용역에 착수해 대안을 마련했다.

670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의정부경전철은 정식개통을 하루 앞둔 2012년 6월30일 시범운행기간에 모든 구간이 전면 운행 중단되면서 불길한 신호탄을 쐈다. 500여 승객을 태운 경전철이 갑자기 멈춰선 것은 취객의 비상핸들 임의 조작 때문으로 드러났다.

그 후 지금까지 경전철은 신호장비 과열, 비상제동 감지장치 이상, 배터리 방전, 통신장애, 폭설, 선로 결빙, 낙뢰로 인한 단전 등 갖가지 이유로 운행 중 갑자기 멈추는 일이 수십회 재발, ‘오명’의 역사를 이어갔다.

안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를 닷새 앞두고 경전철 경로무임승차를 전격 시행했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당시 부시장, 담당 국장과 함께 불구속 기소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안 시장은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기사회생했다. 안 시장은 1년6개월여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해 3월10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온갖 악재 끝 결국 파산 신청…市 “경전철 안정화에 역량 집중”

개통 첫해 1일 1만2000명이 이용하던 경전철은 2016년 말께 1일 3만6000여명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활성화됐으나 사업시행자의 운영적자는 막을 수 없었다.

의정부경전철㈜은 시에 ‘25년간 매년 145억원을 재정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시는 ‘25년간 매년 50억원을 재정 지원하겠다’고 제시했고, 시행자는 결국 파산 신청을 선택했다.

시는 12일 파산 사태에 대한 장문의 성명서를 냈다.

시는 성명서에서 “재정 지원 의무가 없는 의정부시가 경전철 파행을 막고자 공익적 목적 하에 운영비에 대한 지원을 제안했음에도 사업시행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오로지 사익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공공적 성격의 사업을 너무도 쉽게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는 “이번 사태는 민간투자사업이 운영하던 중 파산하는 최초 사례”라며 “법원이 만약 거액의 해지시 지급금 수령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시행자의 파산 신청을 인용한다면 민자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용인하고 실시협약의 책임을 면탈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원이 의정부경전철㈜ 파산을 선고하면 시는 협약에 따라 2200억원대(지난해 말 기준) ‘해지시 지급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 경우 시는 의정부경전철㈜과 쟁송을 벌여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다.

시는 “파산 신청 인용은 민간투자제도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1일 3만6000여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을 파행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시민에 대한 공익적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시가 대체사업자 선정 등 경전철을 원만히 인수해 운영할 때까지는 사업시행자가 운영을 지속하도록 하는 공익적 조치를 수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대체사업자 선정, 시설물의 안정적 인수 등 사업사행자의 파산 이후 경전철 안정화를 위한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daidaloz@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