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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 48개국 시대, 시진핑의 꿈은 이루어질까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1-12 11:29 송고
축구광 시진핑 주석은 중국 축구가 월드컵에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 2012년 중국 국가 부주석 자격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 AFP=뉴스1
축구광 시진핑 주석은 중국 축구가 월드컵에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 2012년 중국 국가 부주석 자격으로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 AFP=뉴스1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소문난 축구광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축구굴기'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중국 프로리그에 천문학적인 돈이 흐르면서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이고 있는 것 역시 정부가 나서서 축구 발전을 독려하는 영향이 크다. 시진핑이 팍팍 밀어주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소원이 3가지 있다면서 하나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고 또 하나는 월드컵 개최이며 다른 하나는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 소원 중 하나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결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기존 32개에서 48개로 확장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오는 2026년부터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본선국 확대는 인판티노 회장의 공약이었는데, 안팎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뜻을 관철시켰다.

겉으로 드러난 취지는 월드컵을 보다 '월드'스럽게 만들자는 것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는 전 세계 축구를 발전시키는 것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월드컵은 축구 발전을 위해 중요한 행사다. 각국의 축구 발전을 위해 월드컵 출전국 수를 늘리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비판이 적잖음에도 결국 양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FIFA의 선택과 함께 가장 혜택을 받는 대륙은 아무래도 아프리카와 아시아다.
아직 대륙별 추가 분배 방침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기존 4.5장이 할당됐던 아시아는 최소 7장에서 최대 9장까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 7~8위도 월드컵 본선을 밟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과 일본이 자동진출하면서 어부지리로 티켓을 얻었던 2002년 대회 이후 중국이 다시 월드컵에 나갈 발판이 마련됐다. 하지만 그래도 커트라인 수준이다.

2016년 12월 FIFA 랭킹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랭킹 1위는 이란이다. 2위가 한국이고 일본과 호주가 3, 4위에 올라 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 순으로 이어지며 중국이 8위, 카타르가 9위, 시리아가 10위다.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삼을 때 중국은 48개국 월드컵이 되어도 불안하다.

물론 본선티켓은 FIFA 랭킹으로 주는 게 아니다. 최종예선을 통과해야하는데, 그래도 암울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A조 최하위인 6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 이란, 우즈벡 등과 한배를 탄 중국은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2무3패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본선행은 어렵다.

B조의 6개조를 합쳐도 중국이 획득한 승점 2점은 B조 최하위 태국(1무4패)의 승점 1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다. 아시아 최종예선 방식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나, 어쨌든 지금대로라면 중국은 본선에 나갈 수 없다.

중국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을 시진핑과 중국 국민들만큼 아쉬워하고 있는 이들이 FIFA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일이다. 거대 시장 중국이 월드컵 안으로 들어온다면 FIFA는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월드컵 48개국 시대가 중국만을 위한 변경이라 볼 수는 없으나 중국이라는 나라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8개국 시대 개막이 중국의 본선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 당장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시행된다고 해도 중국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문이 더 넓어졌는데도 통과하지 못한다면 외려 제도 변경이 중국에게 절망이 될 수도 있다.

시진핑의 3가지 소원 중 월드컵 우승은 불가능에 가깝다. 월드컵 개최도 대륙별 안배를 생각하면 시간이 걸린다. 아시아의 카타르가 2022년에 개최하기에 한동안은 기다려야한다. 결국 시진핑의 3가지 소원 운운은 '본선에 좀 나가자'는 독려였을 공산이 크다. FIFA의 도움으로 상황은 희망적이 됐다. 하지만,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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