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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신화용의 수원행, 이운재의 따뜻한 말이 씨앗이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1-12 09:44 송고
포항의 원클럽맨 신화용이 수원삼성의 유니폼을 입는다. 이운재 코치의 따뜻한 말이 신화용을 움직인 단초였다. (수원 삼성 제공) © News1
포항의 원클럽맨 신화용이 수원삼성의 유니폼을 입는다. 이운재 코치의 따뜻한 말이 신화용을 움직인 단초였다. (수원 삼성 제공) © News1

13년 동안 스틸야드의 한결같은 수호신으로 활약했던 신화용 골키퍼가 결국 포항 스틸러스를 떠났다. 새로운 행선지는 수원삼성이다.

수원 구단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건을 포항에 1년 임대하고 이적료를 더하는 조건으로 신화용의 완전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라고 발표했다. 검붉은 포항의 피가 흐르던 신화용은 이제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의 수호신으로 다시 태어난다.
신화용의 이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올해까지 계약기간은 1년 더 남아 있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나 있었다.

이미 지난달 중순, 신화용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거취와 관련한)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껏 한 번도 포항을 떠나겠다고 고민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힘들다. 하지만 올해는 예전과 다르다.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고민중"이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고민해 본 적도 없을' 만큼 신화용에게 포항과 포항 스틸러스는 특별한 곳이다. 포철동초와 포항제철중, 포항제철고를 거친 신화용은 포항 토박이다. 이후 청주대에 진학했던 신화용은 2학년을 마친 뒤 2004년 스틸러스에 입단하면서 다시 포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6년까지 포항을 떠난 적이 없다.
2015년, 신화용은 시즌 전체(38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32실점에 그쳤다. 실점률 0.84의 철인에게 안팎의 러브콜이 날아들었다. 특히 한국 골키퍼 수집에 관심이 컸던 J리그 클럽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그때 포항은 연봉 동결 카드를 내밀었다. 이적이 예상됐으나 신화용은 재계약을 체결했고 ""난 정말 포항(스틸러스)이 좋다. 좀 바보 같지만 내게 포항은 가족 같은 팀"이라는 순박한 소감과 함께 웃었다.

그로부터 1년 후, 포항 구단은 신화용에게 '더 좋은 조건이 있는 곳이 있다면 가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표현은 선수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모양새나 함께 하려면 연봉을 깎자는 뜻이었다. 마음에 구멍이 생긴 신화용은,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이적을 고민했다.

오라는 곳이 없지는 않았다. 포항에서 받던 연봉 이상을 준비한 K리그 내 또 다른 클럽도 있었다. 하지만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은 다양한 이유의 '불안함' 때문이었다. 그 무렵 결심을 도와준 이가 있었는데, 바로 수원의 새로운 골키퍼 코치로 부임한 이운재였다.

수원삼성의 코칭스태프에 합류키로 내정됐던 이운재 코치는 직접 신화용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타진했다.

신화용은 "어느 날 전혀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보니 이운재 코치였다"는 말을 전했다. 넓은 틀에서 축구계 선후배지만 그리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다는 방증이고 곧 친분으로 설득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신화용은 "평소에 좋아하고 존경하던 선배에게서 직접 전화가 오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또 믿음이 갔다"면서 "우리는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시며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결국 수원에서 이운재 코치의 지도를 받게 됐다.

신화용은 평소에도 "지금은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어쩌면 신화용의 몸을 움직인 것은 수원삼성과 이운재 코치의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이었는지 모른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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