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반기문 귀국 하루 앞두고 정치권 요동…정계개편 가능성 주목

새누리-바른정당, 반기문 거취에 촉각
국민의당, 자강론 vs 연대론 갈등…文은 견제구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송희 기자, 양은하 기자 | 2017-01-11 16:54 송고 | 2017-01-11 17:42 최종수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국민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싶고, 서민, 청년의 삶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는지도 알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2017.1.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캠프를 공개하는 등 대선출마 채비에 나선 가운데, 반 전 총장을 둘러싼 정계개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 전 총장이 특정 정당에 가는 대신 제3지대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세를 모아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자, 이를 계기로 정계를 개편하려는 세력들의 움직임은 물론 정치권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일단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주축인 새누리당과 비박(비박근혜) 세력이 중심인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이 입당 가능성이 낮아지자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들에 대한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적쇄신을 통해 '친박당' 이미지를 털어내게 되면 반 전 총장이 입당할 것이라는 데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 의원 등의 반발로 인적쇄신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반 전 총장이 귀국할 경우 새누리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반 전 총장이 이들의 즉각적인 합류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당내에서 정계개편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대적으로 창당을 진행 중인 바른신당은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며 여유로운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10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0%"라며 "그분의 평소 정치철학이나 인적관계 등을 비춰봤을 때 대통령이 되려면 정당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고, 정당을 선택한다면 바른정당과 함께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정당내 대권잠룡 중 한명인 유승민 의원이 오는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야권에선 반 전 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연대론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당장 제3지대의 주요 축인 국민의당은 '자강론'을 펴고 있는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반 전 총장과의 연대론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호남 중진들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도당 개편대회를 돌며 당원들을 상대로 자강론을 설득하고 있는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선거를 보면 스스로 믿지 않는 정치세력에 국민이 신뢰를 준 적이 없었다"며 "스스로 정당과 정당의 대선후보가 자신감을 가질 때 그때 국민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주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주승용 원내대표 등 호남 중진들은 반 전 총장과의 연대론에 대해 "반 전 총장이 보수 색깔을 빼려 상당히 노력하는 것 같다. (여권인지 야권인지) 의사를 들어봐야 한다"고 정체성 검증을 전제로 한 연대가능성을 열어뒀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은 물론 바른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참여정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반 전 총장과 연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반 전 총장과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제7공화국'을 내세우며 제3지대론을 강조하고 있는 손 고문은 "2~3월에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시사,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기류다. 손 고문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우선 반 전 총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누구와 함께 하는지 등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오는 22일 자신의 정치결사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출범시킬 예정이고, 반 전 총장의 귀국일인 12일엔 충남 천안을 찾아 북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제3지대론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도 반 전 총장이 개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매개로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전 대표는 전날(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유엔에서 사무총장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상황은 체험했을 것이다. 그런데서 내공이 쌓였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달리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되실 때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해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우리와 함께 손잡고 정치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새누리당 친박이나 비박, 그런 분들과 제3지대를 만들어서 한다면 그것은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지적했다.


gayunlov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