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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넘어 '대한민국 대통령'을 꿈꾼다

[신년인터뷰-일문일답]"집무실 옮겨 한국의 '다우닝가'로"
"야권 분열하면 죽는다…대선후보 되면 후보연대 추진"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정혜아 기자 | 2017-01-05 07:06 송고 | 2017-01-05 09:09 최종수정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새해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새해 벽두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로 작정했다. 물론 어느날 느닷없이 굳어진 결심은 아니다.

지난 2011년 10월, 그 이전까지 인권 변호사로만 알려졌던 그가 어느날 서울시장이 된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민의 삶을 바꾸려는 혁신가로서의 그는 늘 준비된 사람이었다고 자부한다.

그가 왜 대통령이 되려하고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지 궁금했다.

박 시장은 4일 뉴스1과 신년인터뷰에서 "모든 권력은 분권화할수록 선(善)"이라며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횡적으로는 국무총리와 국회에, 종적으로는 지방정부에 분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상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청와대를 박물관으로 바꾸고 집무실은 영국의 다우닝 10번가처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나 시내에 별도로 만들겠다"며 "절대 권위, 궁궐에 갇힌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청산돼야 할 새누리당의 연명책으로 악용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개헌은 대선후보들의 공약 속에 포함돼 '2019년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에 실행하고 필요하다면 2020년 총선에 맞춰 대통령 임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질서의 청산과 새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해 다음 정부는 혁신의 정부가 돼야한다. 적폐를 혁파하고 새로운 미래를 구상, 실천하는 기간이 돼야 한다. 그런 것 중에 마지막이 개헌"이라고 지적했다.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지지율에 대해서는 "지난 총선에서 봤듯이 최근 여론조사가 맞은 적이 있나. 국민은 위대하다. 그 사람이 살아온 길, 할 일을 봐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야권연대를 추진할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야권 통합은 쉽지 않지만 연대는 해야 한다. 단결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죽는다"며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라는 국민의 가장 간절한 소망에 부합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원순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는.
▶촛불민심은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혁신하자는 갈망이다. 제가 바로 혁신의 아이콘이다. 어떤 사람의 미래를 보려면 걸어온 길을 봐야 한다. 저는 권위주의 시절 민주주의가 필요할 때 인권변호사로, 삶 속의 개혁이 필요할 때는 참여연대, 국민통합과 나눔이 필요할 때는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지방정부 혁신과 변화를 위해 희망제작소, 제도권 안에서 5년간 최장수 서울시장으로 쉴 새 없는 혁신을 해왔다. 거친 구호나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국민 삶의 문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박원순이다.    

-역대 대선주자들은 큰 화두를 던졌는데 박원순표 정책은 무엇이 있나.
▶그렇게 큰 화두를 던져 된 일이 뭐가 있나. 저는 박원순표 정책이 아니라 서울시민표 정책을 시행해왔다. 거대담론이나 추상적 정책은 지킬 수도 없고 지키지도 않는 쓰레기 같은 것이다. 그래서 과거를 보라는 것이다. 저는 서울시에서 거대하지는 않지만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해왔다. 시장은 자신의 꿈이 아니라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다. 청계천 복원 같은 ‘한방’ 대신에 국공립어린이집을 하나라도 더 짓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었다. 삶의 문제, 살아가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를 향해서 끊임없이 혁신했다. 그게 서울의 빛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회의하기 좋은 도시 1위 , 부자 여행객들이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도시 1위, 마이스(MICE) 세계3위, 디지털전자정부 1위, 도시경쟁력 6위, 떠오르는 금융도시 7위 등이다. 공유경제는 세계적 모델이 돼 제가 예테보리지속가능상도 받았다. 세계 최대 지방정부 협의체인 이클레이 의장도 맡았다. 오히려 (한 일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것이 세상을 바꾸고 시민 삶을 바꾼다. 요란한 구호와 거대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 삶을 바꿀 수 있는 준비된 혁신가가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 역대 대통령은 그런 일들을 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 대통령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다. 국가를 경영한다는 건 결국 100만 공직자와 정부를 운영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해결하고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게 여의도에서 일어나기는 어렵다. 기업인이 하기도 어렵다. 종합적인 행정을 해본 사람이 할 수 있다. 저는 인수위원회 없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그다음 날부터 혼란 없이 서울시를 이끌었다.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권교체가 된다고 미래가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얼마나 준비됐느냐가 문제다. 제가 가장 준비되고 검증된 사람 아닌가. 여의도 경험이 없으니 자기세력을 만드는, 정치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정파를 만들기보다 늘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해서 살아온 삶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지지율이 잘 오르지 않는데.
▶지지율을 보고 살아오지 않았다. 국민을 보고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왔다. 지지율은 하루아침에 바뀐다. 지난 총선에서 봤듯이 최근 여론조사가 맞은 적이 있나. 국민은 위대하다. 그 사람이 살아온 길, 할 일을 보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부럽지 않나.
▶부럽다. 누구나 장단점이 있는데 이재명 시장은 연설이나 홍보를 탁월하게 잘 한다. 이 시장은 스스로 7을 홍보하고 3을 일했다고 하는데 저는 99는 일하고 1을 홍보했던 것 같다. 그런 것에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국민이 본질을 알아줄 것이다.

-야권 잠룡이 유달리 많고 지자체장도 있는데 가장 큰 경쟁자는.
▶누구를 경쟁자로 생각한 적은 없다. 다들 자기 철학, 비전에 따라 지방정부를 운영했다. 저는 늘 새로운 시대를 통찰하고 그 방향으로 이끌어왔다. 서울시가 대한민국의 미래, 세계도시들의 미래를 보여준다. 서울의 주요 도시정책을 50여개 도시에 수출하고 있다. 유엔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시티넷(인간정주관리를 위한 지방정부 네트워크)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위한 ‘세계도시 정책공유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했다. UNDP, UNEP도 경탄했다. 서울시에 24개 국제기구를 유치했는데 절반은 제가 한 셈이다. 서울의 발전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개헌논의에 대한 입장은.
▶개헌은 필요하다. 다만 청산돼야 할 새누리당의 연명책으로 악용되면 안 된다. 개헌은 대선공약 속에 포함돼 국민의 컨센서스를 거쳐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100주년에 실행되야 한다. 필요하다면 2020년 총선이 있는 해에 맞춰 대통령 임기를 조정할 수 있다. 구질서의 청산과 새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해 다음 정부는 혁신의 정부가 돼야한다. 적폐를 혁파하고 새로운 미래를 구상, 실천하는 기간이 돼야 한다. 그런 것 중에 마지막이 개헌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생각은.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모든 권력은 분권화할수록 선이다. 견제와 균형을 통해 한 사람의 잘못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 만고불변의 원칙이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횡적으로는 국무총리와 국회에게, 종적으로는 지방정부에 분권할 수 있다. 문제는 다음 대통령이다. 청와대를 박물관으로 바꾸고 집무실은 영국의 다우닝 10번가처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나 시내에 별도로 만들겠다. 그 앞에서 시민들이 데모도 하고 제가 물어보기도 하고,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다 시민을 만나기도 하고, 오후에는 전통시장에 가서 국밥도 먹고 싶다. 절대 권위, 궁궐에 갇힌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눈물과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겠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은 어떻게 전망하나.
▶법은 권력에 아부하지 않는다는 ‘법불아귀’(法不阿貴)라는 말이 있다. 형사소송법을 배울 때 나오는 법언이다. 헌재가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는 원칙에 따라 심판할 것이다. 시기 예측은 어렵지만 국민들의 열망에 따라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고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야권단일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야권 통합은 쉽지 않지만 연대는 해야 한다. 단결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죽는다는 것은 지고의 명제다. 6월항쟁 이후 군부세력은 단합했고 야권은 분열해 실패했다. 어떤 경우에도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라는 국민의 가장 간절한 소망에 부합해야 한다.

-서민 모두가 힘든데 청년수당 등 청년만 돕는다는 비판이 있다.
▶오히려 어르신에게 많은 예산을 써왔다. ‘한국형 국민기본소득’을 제안한 바 있다. 아동수당, 청년수당. 성인에게는 실업부조와 상병수당을 지급하고 어르신에게는 기초연금을 실질화하자는 것이다. 아동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줘야 한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재원은 충분하다. 한국형 국민기본소득은 20조~35조원까지 든다고 예상한다. 재원 56조원 정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서울시는 5년 동안 7조원 이상 채무를 감축하고 복지예산을 4조원에서 8조6000억원으로 늘렸다. 그러고도 재무건전성은 높였다. 국내 공공기관 부채가 1200조원에 이른다. 살림을 제대로 해본 사람이 국정을 못 맡았기 때문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의 승소율이 50%가 넘는다. 공무원들은 계속 인사이동을 하니 전문성이 떨어진다. 변호사는 전문성이 있고 이겨야 돈을 번다. 그래서 성공보수를 1억까지 주도록 바꿨다. 서울시 계약심사 변호사가 1명이었는데 지금은 40명이 다양한 부서에 배치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시에는 아예 법무국이 있다. 만약에 제가 국정 최고 책임자가 된다면 이런 혁신들을 끊임없이 하겠다. 재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가 다 만들어 드리겠다.

-대통령이 되면 뭘 가장 먼저 하고 싶나.
▶서울시장으로서 했던 일들이 전국 수많은 도시에 확산됐다. 심지어 정부가 반대했던 정책도 결국 다 따라했다. 환자안심병동도 이명박정부 때 임채민 복지부장관이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눈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장단점이 다 나온다. 그리고 둘러보기를 해야 한다. 세계는,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알아야 한다. 셋째. 내다보기다. 빅데이터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시의 1인가구가 24%인데 계속 늘고 있다. 일본에는 10년 전부터 싱글을 위한 무지백화점이 인기였다. 외국사례와 통계를 유심히 보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보인다. 통찰력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서울이 해외에서 뜨고 있는 이유가 미래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미래를 보지못해 고속성장 이후에 길을 잃었다. 추격성장은 했는데 다시 또 추격해야 하는 실정이다. 소프트혁명, 4차산업혁명, 디지털, 문화예술, 관광과 마이스, 핸드메이드가 세계를 지배한다. 이런 속도를 따라잡는 것뿐 아니라 넘어서야 한다. 이런 변화를 모르고 깜깜 절벽에서 어떻게 나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나.

-미래 예언가 같은 말이다.
▶저는 기업가다. 사회적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다. 제 삶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이었다. 검사를 1년 만에 그만두고 인권변호사가 됐고 수입 좋은 변호사도 그만뒀다. 앞장서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참여연대를 꾸렸다.

-당시부터 대통령 꿈을 꿨나.
▶어떤 자리, 무엇이 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러니 끊임없이 준비가 되더라. 참여연대 활동을 하다 나눔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름다운재단에서 1% 나눔 운동을 했다. 당시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무엇이든 5년 정도 하면 시대의 패러다임이 되더라. 자리를 맡으려고 마음먹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국회의원은 물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도 제안받은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7.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시장으로서 아쉬웠던 일은.
▶ 최장수 서울시장이 됐는데도 여전히 아쉬운 게 많다. 보행친화도시는 좀더 과감하게 했었어야 했다. 협치를 통해서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청년보장정책(청년수당) 실행에 3년이 걸렸다. 이재명 시장이 먼저 가져가서 했다. 패스트푸드는 속도와 효율을 따진다. 제 서울시정 5년은 시간은 걸리지만 토양을 만들어 저절로 좋은 농산물이 나오도록 하는 유기농 시정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저는 그 개념을 국제사회까지 확대했다. 예컨대 공유경제자문위원회가 외국인들로 구성됐고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세계적 권위자인 델러웨이 존번 교수 등의 자문을 받는다. 대통령이 적어도 뉴욕타임스를 읽고 세계정상들과 세계의 변화를 토론할 수 있는 인문학적 바탕이 있어야 한다. 지성의 우위가 확보되는 시민력이 높은 도시, 품격 있는 도시야말로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만든다.

-서울시정 5년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나.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순 없다. 주춧돌을 잘 세우면 다음에 이어지게 된다. 제가 다 했다고 말하진 않는다. 사회간접자본(SOC)를 만드는 시대가 있었다면 그 바탕 위에 또 다시 소프트웨어 시대를 여는 것이다. 새로운 리더가 그 시대의 비전을 담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할 것을 못하면 다음 시대에 재앙, 부채가 된다. 국민이 꼽은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소통, 서민, 진보, 도덕성, 경륜, 여론중심형, 안정형 등이다. 누구를 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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