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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여성 1인가구 주목하라…"지금 행복 중요"

[1인가구 시대 명암]③여성 1인 가구 소득 대비 70.8% 지출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17-01-03 06:05 송고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연말연시를 맞아 출국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6.12.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연말연시를 맞아 출국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6.12.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독립생활 3년 차인 이서율씨(가명·31·여·서울 서초)는 적어도 3~4개월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즐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터라 매번 긴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에 나가 세련된 도시를 구경하고 화장품과 옷을 쇼핑하며 지난날 고생한 자신에게 상을 준다. 이씨는 "화려한 도시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라 뉴욕 여행을 잊지 못한다"며 "대학 학자금을 갚아 빚을 청산한 후부터 내가 즐거운 일들에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행복 역시 미래만큼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2010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집이 인천이어서 출퇴근만 하루 4시간이 걸렸다. 일찍부터 독립을 꿈꿨지만 부모님의 만류로 2015년에서야 1인가구주가 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과 세금을 낸 후 남는 월 250~300만원의 월급이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1인 청년 가구 증가 견인한 고학력 직장 여성들

최근 이씨와 같은 젊은 여성 1인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520만 1인가구 중 261만 가구가 여성 가구다. 특히 25~39세 1인 청년가구는 65만명 수준인데 통계청이 1인가구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6년에 비해 29.8%가 증가했다.
1인 청년 가구의 증가는 여성이 견인했다. 같은 기간 1인 남성 청년 가구는 거의 변동이 없지만 1인 여성 청년 가구는 75.9% 증가했다. 1인 청년 가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37.7%에서 2015년 51.1%로 10년 만에 남성을 앞질렀다.

혼자 사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은 25~39세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중 또한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해당 연령대 혼자 사는 여성 가운데 전문대 이상 학력자 비중은 2006년 59.3%였지만 2015년에는 80.4%로 크게 증가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같은 기간 59.9%에서 62.9%로 높아졌다.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아낀다? "우린 다르다"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아낀다는 통념은 혼자 사는 여성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여성 1인가구의 공통된 특징이다.

지난 10년 간 여성 1인가구의 소득 대비 지출은 남성보다 꾸준히 높았다. 여성은 평균 소득 대비 70.8%를 지출하지만 남성은 58.2% 수준이다.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70만8000원을 지출하지만 남성은 58만2000원을 쓴다는 의미다.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유리씨(가명·30·여·서울 서초)는 총소득의 30% 이상을 식비로 쓴다. 이씨는 "혼자 살다보니 밖에서 밥을 먹는 일이 잦고 강남 물가가 높아 밥값 자체가 많이 드는 것도 있지만 일상의 행복을 디저트류로 즐기고 있어 식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끔은 밥값보다 디저트비가 더 많이 나오지만 이씨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현재 소득의 3분의 1은 미래를 위해, 나머지는 현재를 위해 쓰고 있다"며 "현재의 삶에서도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내 지향점과 지출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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