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최저가·배송戰…수익 좇는 소셜3사, 2017년에도 '성장통'

오픈마켓·대형마트와 전면전…배송 패러다임도 변화
투자 유치 가능할까…"지속가능한 성장은 숙제"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12-29 07:20 송고 | 2016-12-29 09:22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성장통'. 지난 수년간 소셜커머스업계 뒤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표현이다. 

올해도 성장통은 지속됐다. 매출이 늘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성장통이란 말의 속뜻처럼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유통업계는 소셜커머스업계가 올 한해 질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했다. '가격'이라는 천편일률적 경쟁에서 벗어나 각 업체만의 색깔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한시라도 빨리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2017년이 소셜커머스 업계의 명운을 점치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오픈마켓 영토 확장…대형마트와 힘겨루기

쿠팡·티몬·위메프로 대표되는 주요 업체들은 올 한해 서비스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섰다. 

쿠팡은 가장 먼저 소셜커머스의 옷을 벗었다. 지난해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등록을 마치고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했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소셜커머스(통신판매업자)와 달리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로 상품 판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티몬도 지난 9월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치고 오픈마켓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다만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등록되는 상품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관리형마켓플레이스(MMP) 형태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픈마켓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보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셜커머스가 기존의 상품기획자(MD)가 발굴한 상품에 집중했다면, 오픈마켓은 입점한 판매자들을 통해 더 많은 상품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와의 '최저가 경쟁'도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올초 이마트의 '가격의 끝 프로젝트'에 업계 1위인 쿠팡이 맞불을 놓으며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품목도 초반 기저귀·분유 등 유아용품에서 생리대·세제 등 생필품으로 확대됐다. 

무리한 출혈경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셜커머스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대형마트와 어깨를 견줄 만큼 성장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은 하반기에 들어서며 신선식품으로 옮겨붙은 양상이다. 쿠팡이 지난해 농협중앙회와 손을 잡고 쌀·채소 등 1800여종을 가정으로 배달한 데 이어 위메프도 11월 신선식품 직매입·배송 서비스인 '신선생'을 시작했다. 티몬도 오는 1월 신선식품 판매·배송에 뛰어든다.

◇무료·빠른 배송전쟁…3社3色 시대로

같은 시기 업계 내부에서는 치열한 '배송 전쟁'이 진행됐다. 앞서 무료배송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이 경쟁은 1년 새 속도전으로 탈바꿈했고, 나아가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좇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10월 무료배송 기준 가격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인상하며 수익과 충성고객을 모두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기준 가격을 인상한 이후 일 매출은 200억원 가까이 치솟았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고객 이탈보다 구매 금액이 늘었다"며 "로켓배송을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배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년2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선보인 '2시간 내 배송'도 종료했다. 예상과 달리 수요가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들이 '속도'보다 서비스의 '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티몬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온디멘드(On Demand)' 서비스인 '편의점 픽업'을 선보였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 특성상 원하는 시간, 원하는 지점에서 택배를 수령할 수 있는 고객 중심 서비스다. 

위메프는 기존의 무료배송을 강화한 '원더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상품 수를 8000여개로 늘리고 속도면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무료배송·빠른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를 흡수해 신뢰도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내실강화·외형성장…투자 유치 가능할까

쿠팡 로켓배송 (사진=뉴스1 DB) © News1
쿠팡 로켓배송 (사진=뉴스1 DB) © News1

각 업체들은 오는 2017년 서로 다른 전략을 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쿠팡은 기존 주력 사업인 로켓배송과 아이템마켓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여름 선보인 아이템마켓은 가장 좋은 조건의 대표 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과 아이템마켓은 쿠팡 사업의 양축"이라며 "두 사업을 견고히 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신사업인 신선식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위메프는 직매입과 동시에 식품 전문제조업체와 제휴을 맺고 상품 수를 확대한다. 티몬 관계자는 "2017년에는 연초 선보일 신선식품 사업을 강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티몬은 '티몬 패스' 등 자유여행객을 위한 개별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위메프는 가격 경쟁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는 그 배경에 '투자 유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각 사마다 전략은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후속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지난해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티몬과 위메프도 각각 NHN엔터테인먼트와 넥슨의 지주사인 NX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소셜커머스업계의 투자 유치는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이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최근 발표한 유통업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적자경영 중인 소셜커머스 업계의 추후 동향'은 2017년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주시하는 유통 이슈 1위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투자 유치를 위한 사업이 아닌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익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소셜커머스의 숙제"라며 "2017년은 소셜커머스의 생사가 걸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