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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월 김기희 12월 김형일, 겨울에도 중국과 싸우는 전북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12-26 10:54 송고
전북현대의 센터백 김형일이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지난 2월 김기희의 상하이 선화 이적을 포함, 이적시장에서도 중국과 싸우고 있는 전북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전북현대의 센터백 김형일이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지난 2월 김기희의 상하이 선화 이적을 포함, 이적시장에서도 중국과 싸우고 있는 전북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지난 2월19일, 전북현대는 주축 센터백 김기희가 중국리그 상화이 선화로 이적한다고 발표했다. 잡을 수가 없었다. 김기희의 당시 이적료는 무려 600만 달러(약 72억원)였다. 이는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아인으로 떠나던 이명주의 500만 달러를 뛰어넘는 K리그 역대 최고액이었다.
거액의 수익이 발생했으나 전북으로서는 손실이 적잖았다. 김기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 3연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북의 핵심 전력이었다. 동계훈련 내내 수비라인은 김기희를 중심으로 틀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전북이 3월1일 중국 원정으로 펼쳐진 장쑤 쑤닝과의 ACL E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극심한 수비불안을 보이면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김기희의 갑작스런 공백에서부터 야기된 패배였다. 당시 전북은 김형일 파트너로 새로 영입한 임종은을 붙여 놓았는데 아무래도 조직력에서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최규백이라는 신인이 크게 성장하고 컨디션이 올라온 베테랑 조성환이 가세하면서 안정을 찾았으나 시즌 중반까지도 전북의 수비진은 애를 먹었다. 무승부가 많았던 것은 이기고 있던 경기를 버텨내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한 영향이 적잖았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전북은 또 다시 중국 클럽의 공격(?)을 받았다. 아직 해를 넘기지도 않았는데 또 한 명의 수비수가 이탈했다. 전북이 10년 만에 ACL 정상으로 복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던 김형일이 중국의 매머드 클럽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광저우 헝다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형일 영입 사실을 알리며 "계약기간은 6개월이다. 내년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형일은 지난 2015년 전북에 입단하면서 2년 계약했다. 올해로 계약만료다. 따라서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린 셈이다.

광저우 헝다에는 이미 한국 수비수가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클럽이다. 하지만 김영권이 큰 부상을 당해 2017시즌 전반기까지의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광저우로서도 대안이 필요했다. 즉시 전력이 필요한 광저우는 ACL 무대에서 눈여겨본 김형일을 택했다. 김형일에게도 6개월 단발은 분명 불안한 조건이지만, 그만큼 연봉이 높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적료 이득도 없는 전북으로서는 손해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 측도, (최강희)감독님도 분명 재계약의 의사가 있었다"는 말로 소위 '매물'로 내놓은 선수는 아니었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올해 초 김기희 때만큼 '멘붕'은 아닌 모양새다. 한 번 경험이 있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나름 대체자원이 있는 까닭이다.

전북 관계자는 "울산에서 영입한 이재성이 잘 적응해서 기존의 임종은이나 조성환과 호흡을 맞춰준다면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김민재가 성큼성큼 성장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민재는 지난 22일 계약한 신인으로 올림픽 대표팀을 거친 중앙수비수다. 전북이 "190cm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과 절대 밀리지 않는 몸싸움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기대주다.

요컨대 센터백 자리에서 운영될 선수 숫자는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김민재가 프로 경험이 없는 루키이기는 하지만, 올해 최규백 역시 새내기로 시작해 주전급으로 도약한 케이스다.

여러모로 향후 3~4년 주축으로 생각했던 김기희가 빠졌을 때보다는 충격이 덜해 보인다. 물론 그래도 계산은 다시 해야 하니 피곤한 일이다. 어느덧 ACL의 완전한 강자로 뿌리내리면서 활동 범위를 넓힌 전북현대. 이제는 이적시장에서의 싸우는 대상도 달라지고 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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