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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예술인연대 "성폭력 상담 상설기구 만들라" 성명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6-12-25 15:20 송고 | 2016-12-27 10:33 최종수정
 성추행 피해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2016.10.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성추행 피해자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2016.10.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 예술가들이 공식 성명서를 내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대표 박계배) 내 성폭력 상담 관련 상설기구 마련 등을 촉구했다.
예술계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한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여성예술인연대 AWA는 26일 "신진작가, 중견작가, 큐레이터, 기획자, 평론가 등 405명(23일 기준)이 '#예술계_내_성폭력' 성명서에 동참했다"며 "25일 오전 온라인 플랫폼에 성명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AWA는 "향후 성명서 서명 동참이 마무리 되는대로 유관 기관에 전달할 것이며, 진행 상황은 '여성예술인연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서 서명은 오는 2017년 1월11일 마감된다.

다음은 '예술계 성폭력 성명서' 전문이다.

2016년 10월 말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가 폭로의 형식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폭로자들의 발언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까지도 예술계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의 심각성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성폭력 폭로사태로 우리 예술계의 구조적 모순과 취약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현재 이를 변화의 계기로 삼는 공론의 장은 없는 상태이다.
우리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술계의 성폭력 사례가 빙산의 일각임을 알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문화예술권력을 가진 기성세대가 침묵하는 모습을 보며 입장과 지위에 따른 현실 공감의 온도 차를 극명하게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술계는 성폭력을 포함한 부당한 권력의 과시에 대해 매우 낮은 수준의 대처를 보여줬다. 개인을 보호하고 불합리한 힘을 견제하는 대신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논의와 가능성조차 억압하거나 무마시켜 온 것이다. 이러한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은 예술계 전반의 특수성과 취약성을 제도적으로 보완하지 못해 온 것에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예술인 개인으로서의 인식과 적극적인 실천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 이제 더는 대답 없는 허공에 기대하지 않겠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서로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가운데 예술의 참가치가 소통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므로 현실과 변화된 의식을 반영한 제도의 개선이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성폭력 피해 사실이 묵인되거나 피해자가 소외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과 인식의 변화는 예술계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이뤄낼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발 딛고 있는 공동체 속 실천을 계속 미룬다면  예술의 일상화, 사회적 함의의 예술을 말하는 것은 위선일지 모른다.

혼란한 시국에 발분하여 광장으로 나갔을 때 우리가 발견한 것은, 무력할 것 같던 국민 각자가 가진 힘과 그로 인한 희망이었다. 우리에게는 불편하고 추한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 또한, 그것을 바꿀 힘도 있다.

우리가 예술계에 시급히 요구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한국예술인복지재단(대표 박계배)에 성폭력 상담기구 상설을 요구한다.
2.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에 국가기금 수혜자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 교육의 의무 실시를 요구한다.
3. 모든 예술기관에 성폭력 비리와 관련된 채용 규정(심사위원 포함) 및 징계규정 강화를 요구한다.

우리 모두는 예술계 내 모든 형태의 성폭력이 사라지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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