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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시민 10명중 9명 "탄핵안 통과 예상"…표결감시 돌입

국회의원들에게 "정신 차리고 국민 편에 서라"
부결 예상 보수층 "잘못 인정, 명예로운 퇴진"

(서울=뉴스1) 사건팀 | 2016-12-09 12:34 송고 | 2016-12-09 12:36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9일 박근혜 대통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는 국회 경내 개방은 불허됐다. 다만 국회 경계로부터 100m 이내에서의 집회는 허용돼 국회 정문 앞 혹은 외곽 담장에서 평화적 집회를 할 수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9일 박근혜 대통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는 국회 경내 개방은 불허됐다. 다만 국회 경계로부터 100m 이내에서의 집회는 허용돼 국회 정문 앞 혹은 외곽 담장에서 평화적 집회를 할 수 있다. 2016.1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국회의원들이 정신 차리고 표결에 나서야 한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다. 6차까지 이어진 촛불 민심이 국회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탄핵안 표결을 6시간 앞둔 이날 오전 9시. 서울 곳곳 출근길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박 대통령이 탄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탄핵과 별개로 투표에 나서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쓴소리는 하나로 뭉쳤다.

이날 만난 시민 53명 중 탄핵안이 통과될 거라고 답한 사람은 총 46명으로 전체 인원의 약 87%에 달했다. 부결될 거라고 답한 사람은 3명,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은 4명이었다. 이들은 모두가 눈 똑똑히 뜨고 의원들의 표결을 지켜보겠다 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만난 장재영씨(39·카드사 직원)는 "국회의원을 다 믿지는 않지만 친박계(친박근혜계)에서 찬성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탄핵될 것이다"고 말했다.
장씨는 "국회의원이 오늘만큼은 양심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결과를 보고 나라가 좀 더 나아졌으면, 솔직한 정치를 해줬으면 하는 진실된 바람을 전한다"고 했다.

인근에서 만난 강미란씨(25·여)도 "탄핵안은 통과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회의원들은 밥그릇 챙기려 하지 말고 국민의 목소리 국민의 염원을 꼭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처 백화점에서 일하는 손희준씨(26) 역시 "탄핵안은 반드시 가결될 것이다"고 말문을 열고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국회의원들 거 작작해야지 이게 나라냐"며 "그들의 목표가 정권을 차지하는 건 이해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뭐 하나 진짜 제대로 국민 편에 서서 하는 게 없고 다들 계산기 튕기느라 정신이 없는 거 같다. 국민을 위해 일해라"고 비판했다.

같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김동진씨(39)는 탄핵 확률을 50%로 내다봤다. 김씨는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가결됐지만 이번에는 솔직히 반반이다"며 "그래도 굳이 보자면 가결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회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역대 정권을 쭉 보면서 생각했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잘 하겠다' '믿어 달라' 해놓고 여든 야든 다 똑같았다"며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한 사람들이기에 해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지하철5호선 서대문역 인근에서 만난 한현경씨(25·여)는 새누리당에 '덕담'(?)을 건넸다. 한씨는 "여당은 아마 이번에 줄을 잘 서야 할 것이다"며 "박 대통령 뒤에 잘못 섰다가는 정말 당 해체까지 갈 수 있기에 지금이라도 잘 생각하고 투표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홍택씨(34)는 반대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에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김씨는 "야당은 이번 사태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고 승리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며 "탄핵 후에도 끝까지 정권을 감시하는 역할에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싫은거지 야당 당신이 좋아서 국민이 손들어주는 것 아니다"고 냉철하게 말했다.

대학생 박주형씨(22)도 자기반성에 나서라고 국회에 일침을 날렸다. 박씨는 "지금 대통령이 너무 잘못해서 국회가 국민이랑 대통령 욕하는데 국회도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국회의원 역시 대통령이랑 별반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보고 뼈를 깎는 자아 성찰과 반성을 했으면 좋겠다"며 "국회의원들의 마음가짐이 완전히 바뀌어야 우리나라도 완전히 바뀔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유모씨(31·여)는 탄핵이 될 거라는 가정하에 황교안 총리 대행체제에 대해 걱정했다. 유씨는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총리가 직무대행을 하는데 황 총리가 과연 잘 할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그래도 국정이 조속히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탄핵안 통과를 예상하면서도 부결되기를 희망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47·여)는 "탄핵은 될 것 같지만 나는 그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그 이유는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표결에 임해주길 바란다"며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안 좋은 모습으로 임기를 마치기보다는 명예로운 퇴진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답한 시민들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았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층에 속한다.

종로구 안국역에서 만난 김용덕씨(71)는 "사실 지금 여론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이 내년 4월에 퇴진한다 했으니 믿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부결될 거 같다"며 "대신 제일 바람직한 방법은 국회 합의에 따라 대통령의 퇴진 절차를 밟아가는 것이다"고 답했다.

낙원상가에서 만난 박대섭씨(71)도 "대통령이 잘못은 했는데 이게 나가라고까지 할 수 있는 사안인지는 모르겠다"며 "기분 상했다고 물러가라고 하면 이것 역시 바람직하진 않은 거다"고 말했다.

한영도씨(78)씨는 탄핵안은 가결될 거라고 예상하지만 "길게 보지 못하는 선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씨는 "표를 얻겠다고 외국에 대한민국 망신 시키면서 탄핵을 하네마네 하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며 "야당은 언제나 포퓰리즘, 여당은 표 배신으로 우리나라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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