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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해체 예언 갈퉁 "트럼프 임기에 '美제국' 몰락"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6-12-08 18:59 송고
노르웨이 출신의 저명한 사회학자 요한 갈퉁(86) 하와이대 교수. (출처 : 갈퉁 인스티투트) © News1
노르웨이 출신의 저명한 사회학자 요한 갈퉁(86) 하와이대 교수. (출처 : 갈퉁 인스티투트) © News1

소련 해체를 정확하게 예언한 저명한 사회학자 요한 갈퉁 하와이대 교수가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에 미국 패권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갈퉁 교수는 최근 기술과학 매체 머더보드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가 '미국 제국'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퉁 교수는 이미 '미국 제국의 몰락과 그 후'(2009)라는 저서를 발표하며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가 2020년쯤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저서에서 갈퉁 교수는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몰락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파시즘이 득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반 이민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대선 승리는 이와 우연찮게도 일치한다.

갈퉁 교수는 미국 파시즘이 엄청난 국제적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 미국이 국제사회의 적자(適者)라는 우월감, 선과 악 사이의 마지막 전쟁에 대한 믿음, 강력한 지도자를 향한 신앙 등에서 초래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이는 모두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수면에 떠올랐던 것인데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농익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또한 갈퉁 교수에 따르면 미국 패권의 몰락 징후는 "주변국 엘리트층이 더이상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에 참여하려 하지 않고, 더이상 중심국(미국)을 위해 착취 당하지 않고 싶어할 때"이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비판적인 트럼프의 태도는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가 무너질 핵심 징조라고 갈퉁은 강조했다.

갈퉁 교수는 "(미국 초강대국 지위) 붕괴에는 2가지 양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가 "다른 국가들이 착한 동맹국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이 공습을 수행하거나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드론(무인기)을 조종하고, 특수 부대가 어디서든 살해를 자행하는 등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이는 모두 북유럽 지역을 제외하고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북유럽조차도 2020년 이후로는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기에 시한을 이 같이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갈퉁 교수는 이 같은 예측에 대해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현행 국제질서의 붕괴를 꾸준히 예측해 온 사람으로서 언제고 '미 제국'이 아닌 '미 공화국'을 부활시킬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갈퉁 교수는 "만약 트럼프가 자신이 과거 모욕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미국의 개입주의 외교 정책을 선회하며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주요한 재활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트럼프의 공약처럼 '다시금 위대한 미국'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퉁 교수는 평화-분쟁학의 창시자로 평가 받는다. 1980년 역대 10개 제국의 흥망성쇠를 비교한 자신의 예측 모델을 통해 1990년쯤 소련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했으며 1978년 이란혁명과 1989년 천안문 사태, 2001년 9·11테러 등도 정확히 예측했다.

당초 그는 2000년부터 미국 역시 다른 제국들과 똑같은 길을 걸으며 2025년쯤 초강대국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후 아들 부시 행정부 들어 2020년으로 시한을 앞당겼다.

갈퉁 교수의 이번 주장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트럼프 현상이 2020년 몰락의 시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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