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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청문회 이후 재계 총수 총출동…속시원한 '한방' 없어

대기업 회장 대부분 모르쇠와 동문서답 일관
국조특위 의원들 정곡 찌르는 질문 없어 '답답'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16-12-06 16:42 송고
2016.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016.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5공 청문회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회장들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총집결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속시원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국조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식으로 답변을 회피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5공 청문회 이후 최대인 9명의 대기업 회장이 출석했으나 변죽만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야 국조특위 의원들은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조차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는 등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종일관 "모른다"는 답변을 일관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물음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최순실씨 회사의 독일법인에 돈을 보낼 때 누가 결재했느냐는 물음에도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고 답을 회피했다.

다만,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한 결정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역시 현대차가 차은택씨의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준 것에 대해 "나는 직접 관련이 없고 기억도 안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 스타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날 대기업 회장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가성은 없다'고 하나 같이 입을 모았다. 돈을 주고 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롯데의 면세점 특혜, CJ그룹의 사면권 등 여러 정황은 나왔지만 "아니다. 모른다"는 답변 외 아무런 답변을 이끌어내지 못해 여야 의원들의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이날 새로운 의혹 제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혹은 이날 "지난 2014년 4월26일 한화는 정유라에게 8억3000만원 상당의 말 두필을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뒷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삼성과 한화가 모두 정유라에 말을 지원하고 2014년 11월 두 회사가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갤러리아 승마단에서 파이널리란 말을 구입했으나 이는 김동선 선수(김승연 회장 아들)가 아시안게임에서 사용한 말이었다"며 "해당 말은 2015년 장꼬임으로 폐사했다"고 해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과 관련된 의혹을 인정했다. 안 전 수석이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의 친척, 고창수를 대한항공 제주여객서비스지점장에 앉힐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대표이사에게 요청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구명 요청도 있었지만, 사규에 따라 처리했다"고 답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 의혹에 대해 "조 전 수석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준의 의혹 제기와 답변은 청문회 기대수준에는 모자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경유착을 끊고 전경련을 탈퇴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낸 것이 그나마 성과란 얘기가 나온다. 


sangh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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