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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 '번호유출' 소동…알고보니 '서울대생' 작품

문서 작성자 "국민 메시지 전하러…문서 평생 남길 것"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2-02 19:28 송고
20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락처 및 주요키워드 (출처 스누라이프) © News1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가 유출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해당 리스트를 작성한 이는 서울대 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서울대 학내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3시쯤 '20대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락처 및 주요키워드'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필명숨김'이라는 닉네임으로 해당 글을 올린 서울대생은 "오직 박근혜를 탄핵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국민들의 메시지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시키기 위해 만든 문서"라고 설명했다.

문서에는 새누리당 소속 20대 국회의원 131명(탈당한 김용태 의원 포함)의 명단이 있으며 당선횟수와 성향, 탄핵입장과 그동안의 이슈를 간략하게 적은 '주요 키워드'가 정리되어 있다. 또 의원실 전화번호와 홈페이지 주소, 이메일 등도 나열돼 있다.

애초 문서에는 의원들의 휴대폰 연락처가 공개됐지만 1일 오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대생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이미 인터넷상에 많이 퍼졌지만 늦게라도 삭제하는게 낫겠다는 조언을 들어서 삭제한다"며 "새벽부터 많은 전화와 문자로 인해서 오늘 하루 핸드폰을 켜지도 못하셨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소 불편한 하루였을 수도 있지만,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하루였다고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그런데 탄핵은 해주실거죠?"라고 덧붙였다.

서울대생은 문서에 적어둔 추가 설명에서 문서를 작성하는데 '30시간' 정도 걸렸다고 토로했다. 사무실 전화번호나 이메일 등은 국회 홈페이지에서 참고해 작성했고, 키워드는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직접 뉴스를 검색해가며 작성했다고 밝혔다. 또 의원들의 휴대폰 번호는 제보를 통해 받았다고도 전했다.

연락처 공개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가 거셌지만 서울대생은 "문서를 평생 남겨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눈에, 왜곡 없이, 그리고 빠르게 국회의원들의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려줘서 정치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자 한다"며 "국민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한 박근혜가 곱게 물러나는데 도와준 사람은, 본인 역시 부역자가 되며 평생 딱지처럼 남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일 다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의 연락처가 유출되면서 시민들의 항의·비난 연락이 폭주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의원들의 휴대폰은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수백개, 수천개까지 쌓이거나, 소위 '카톡 감옥'이라 불리는 단체방에 계속 초대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NS을 통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찬반 명단을 공개한 것과 맞물려 더욱 거세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표 의원은 자신이 연락처를 유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SNS에 탄핵반대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16.12.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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