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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문인 중 절반가량을 문학상으로 기리고 있다"

긴급 토론회 ‘친일문인 기념 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11-29 17:32 송고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함춘회관에서 긴급 토론회 ‘친일문인 기념 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가 개최됐다.© News1

"이광수·최남선 문학상까지 더해지면 친일 문인의 절반 가까이가 그들의 과거 행적에 관계없이 추앙받게 됩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함춘회관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 ‘친일문인 기념 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에서 친일 문인 기념 문학상의 문제점을 이같이 요약 정리했다.

박 실장은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 문인 42명 가운데 이미 김기진·김동인·노천명·모윤숙·서정주·이무영·조연현·채만식 등 16명이 그들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나 시비 등으로 추모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과거 무산된 친일문학상 제정이 다시 추진되면서 긴급히 준비됐다. 애초에 발단은 지난 7월 한국문인협회(문협)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계획에서 시작됐다.

당시 문학계의 반발로 문협은 추진 계획을 철회했지만 그후 출판사 동서문화사가 상을 제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동서문화사는 ‘육당학술상’과 ‘춘원문학상’을 제정, 오는 12월1일 시상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학평론가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친일문학은 단순한 붓장난이 아니라 일본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고 군국주의와 파시즘을 찬성하는 문학이었다"고 강조했다. "친일파 옹호가 파시즘적 가치관과 이어진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친일문학 예술은 단순하게 학도병에 지원하라는 식의 구호가 아니라 자발성에 의한 확고한 이데올로기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며 "이데올로기는 종말이 없기에 계속 번식하는 위력을 지녔다"고 친일문학·예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친일 이데올로기는 독재권력 옹호, 민주화운동 반대, 평화통일 반대, 노동자 탄압, 일본의 재무장 지지, 사드배치 지지 등으로 번식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적어도 친일 혐의가 있는 문학인에 대한 각종 기념행사나 추모, 유적지 건립 등은 이 쟁점이 분명해질 때까지 억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친일문학상을 찬성하는 측은 그간 '조그만 흠이 있다고 해서 문학적 업적을 폄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이규배 시인은 ‘친일 문인 문학상 정당화 논리, 절대주의 문학관의 문제들’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문학은 종교와 유사한 자비로움이 있어서 악행을 저지른 사람도 이해하고자 하지만 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하는 것은 이와는 다른 차원의 가치 문제"라면서 "친일문학상이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위원장 맹문재)가 함께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와 노혜경 시인이 사회를 맡았다. 임헌영, 박한용, 이규배 외에 시인 임동확,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발표를 했고, 소설가 안재성, 시인 정세훈, 문학평론가 김란희가 토론자로 나섰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