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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탐방]일상에 지친이들이여 힐링하라…계족산 황톳길

(대전ㆍ충남=뉴스1) 허수진 기자 | 2016-11-25 06:00 송고 | 2016-11-25 08:08 최종수정
가을철 계족산 둘레길 모습© News1
가을철 계족산 둘레길 모습© News1


과학의 도시 대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전하면 '대전엑스포'를 제일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과학도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벗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소박한 휴식공간들로 구성된 시티투어 탐방코스가 있다. 황토길을 걸으며 산림욕도 하고 도심속에 아름답게 조성된 수목원에서 눈과 귀를 쉬게 하며 피로를 씻어보낼 수 있다. 지역민들은 하루 제대로 고퀄리티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방문객들은 요란스럽지 않고 수더분한 지역색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싶다.
지난12일 토요일 '계족산황톳길 투어'(계족산~천연기념물센터~한밭수목원)를 하기위해 출발지인 대전역으로 향했다. 현장에서 4000원을 지불하고 티켓을 구입했다. 이날 투어버스 승객은 20여명 정도로,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온 중년의 두 자매부터, 60대 부부,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40대 주부 등 경기, 전북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이뤄졌다.

오후1시에 대전역을 출발한 버스는 대전복합터미널을 경유해 첫 번째 코스인 계족산 황톳길로 향했다.

가을의 끝자락임에도 불구하고 산은 울긋불긋 아직까지 가을을 머금고 있었다. 

대전의 동쪽에 위치한 계족산은 426m의 나지막한 산으로, 산세가 완만하다. 따라서 14.5km로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걷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다. 
문화해설사 배말순씨(53)는 “계족산은 명칭에서 풍기는 것처럼 닭의 다리를 닮은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산에는 참나무 종류들이 많은 편인데, 입구쪽에는 벚나무 느티나무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온 자매 중 언니 박모씨(54)는 "어머니가 산을 좋아하시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무리하지 않고 산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인터넷에서 계족산을 찾게 됐다. 그런데 이렇게 시티투어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전예약을 했다"며 "와서 보니 이정도 산길은 딱 좋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둘레길 한 곳에는 황톳길이 조성돼 맨발로 황토를 밟으며 올라갈 수 있는데, 계족산을 찾는 이유가 이 황톳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날씨가 날씨인만큼 다들 양말을 벗고 맨발로 땅을 내딛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생 지모군(11)이 나섰다.

지 군은 “황토를 밟는 느낌이 궁금하다”면서 어머니의 만류에도 용감하게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지 군은 “질퍽질퍽한 느낌이 이상하면서도 좋다. 그런데 맨발로 오르막길을 걸으니 조금더 힘든 것같다”며 얼마가지 못하고 다시 신발을 신었다. 

계족산© News1
계족산© News1


배 해설사는  “이 둘레길은 ㈜더맥키스컴퍼니(구 선양) 조웅래 회장이 사비로 조성한 길이다. 조 회장이 과거 이곳을 함께 등산하던 하이힐을 신고 힘들게 걷고 있던 여성에게 신발을 벗어주고 자신은 맨발로 남은 산길을 내려온 일이 있는데 발은 아팠으나 그날밤 숙면을 취하게 됐고 다음날 아침에 피로감이 싹 없어졌다. 그로인해 맨발걷기의 효험을 깨닫게 되었고 이와같은 황톳길을 조성하게 됐다”며 황톳길 조성 배경을 설명해줬다.

이 설명을 들은 60대 부부도 맨발 황톳길 걷기에 동참해보더니 “혈액순환이 훨씬 더 잘되는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할 때 다시 와서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길을 걷는 중간중간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터가 마련돼 있어, 중도포기자(?)들은 이곳에서 발을 씻고 다시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다. 500미터 간격의 표지판도 또하나의 볼거리. 이 표지판을 보고 걸어온 거리를 알수 있으며 뒷면에는 남은 거리가 써있다. 

이날 투어를 통해서는 산 중턱의 야외음악당까지 1km 남짓을 걸었다. 야외음악당에서 휴식을 취한후 돌아오는데 1시간20분 가량 소요됐다. 

이어 천연기념물센터로 이동했다. 센터에서 도슨트도 맡고 있는 배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관람이 이뤄졌다.

센터에는 공룡의 알, 발자국 등의 화석, 반달가슴곰, 수달, 독수리 등의 동물박제, 존도리소나무 등의 식물표본 등이 전시돼 있어 어린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배 해설사는 “대전에는 수달, 수리부엉이 등의 천연기념물과 하늘다람쥐, 이끼도룡뇽 등의 깃대종이 서식하고 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서구 도심의 한가운데 조성된 한밭수목원© News1
대전 서구 도심의 한가운데 조성된 한밭수목원© News1

이어 센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밭수목원으로 이동했다.

도심속 비밀정원을 문을 열고 들어가듯이 동(東)원으로 들어서니 호수를 끼고 펼쳐진 한 장면이 보였다. 물가를 따라 펼쳐진 산책로를 따라 사람들이 여유로움을 즐겼다.

곳곳에는 울글불긋한 단풍이 마치 물감으로 채색해놓은 듯 이색적이다. 중간중간 시티투어 탐방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와 탄성소리가 들려왔다.

습지를 지나 징검다리를 건너자 물레방아와 정자 사이로 물오리 나무숲과 단풍, 신갈나무숲이 나타났다. 신갈나무숲에서 터널을 지나는데 곳곳에 이름표를 단 나무들이 있다. 소나무숲에 다다라 잠시 서서 눈을 감으니 볼에는 시원한 바람이 부딪치면서 천연의 피톤치드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단풍나무원에서는 가을단풍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서구 둔산대로에 위치한 한밭수목원은 총 면적 38만7000㎡로 서원과 동원으로 나뉘어 있다.

배 해설사는 "이 곳은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 보존터이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자연체험학습의 장이고 시민들에게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배 해설사는 "이 수목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다양하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부부터 한창 데이트를 즐기는 풋풋한 연인들, 또 황혼데이트가 아름다운 벤치의 노년부부까지. 이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힐링을 위해 주말에 시간을 내서 동료들과 왔다는 직장인 박모씨(34)는 “오늘 비록 동료들과 왔지만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꼭 이곳에서 데이트해야겠다”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짝없이 오니 고독하다”고 웃어보였다.

투어를 모두 끝내고 대전역에 다시 도착하니 오후 5시께였다.

투어에 참석했던 경기도민 임모씨(45)는 "오후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몸과 마음이 안정을 취할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일정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시티투어버스 비수기(2~3월, 11월~12월) 운행은 1일1회 이뤄지는데 국립중앙과학관, 카이스트 등의 과학투어, 장태산자연휴양림, 유성족욕체험장 등의 힐링투어, 대청호오백리길투어, 동춘당 효월드 등으로 이뤄진 역사문화투어, 계족산황톳길 투어 등이다.

이와함께 공주부여, 보은, 세종, 청주 등 백제권문화유산 전일 코스도 매주 토요일 운영된다.

     

    


koalaluv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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