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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청장 "26일 5차 촛불행진 율곡로 이상은 어려워"

"주최 측 요구대로 행진하면 교통 굉장히 혼잡"
"'꽃벽스티커' 떼지말라 지시, 26일 안전강화"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6-11-21 11:34 송고 | 2016-11-21 14:18 최종수정
이철성 경찰청장 2016.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 2016.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오는 26일 예정된 5차 촛불집회 행진구간에 대해 "율곡로 이상은 허용하기 힘들다"고 21일 말했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6일 행진은 율곡로까지 허용하고 그 위로는 힘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현재 내자교차로에 세우는 경찰차벽을 청와대 더 안쪽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이 청장은 "(지난 12일) 100만명일 때 언론의 사진을 보면 율곡로 내자교차로에서 숭례문 가기 전까지 쭉 사람들이 있다"며 "300만명이 되면 그 도로(율곡로)를 안 줄 수 없다고 본다. 율곡로까지 해야 인원이 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지난번 4차 집회에 (주최측이) 8개 행진로를 신청했는데 8개 로터리를 다 주면 길을 우회시킬 데가 거의 없다"며 "은평이나 서부쪽, 강북 뒤쪽 사람들은 전혀 못 움직인다. 교통소통보다 집회시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있지만 8개 차선을 시간제한 없이 주면 엄청난 교통혼잡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은 인원이면 신교교차로(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까지 갔다가 집회가 시작할 때 합류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걸 다 하게 되면 교통이 굉장히 혼잡하고 경찰이 일하는데 어렵다"고 "이번에 행진 신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판단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100만명이 참여한 3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법원은 경찰의 결정을 뒤집어 경복궁 앞쪽 율곡로 행진을 사상 처음 허용한 바 있다.
 
이후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틀 뒤 "동일한 조건이면 율곡로 행진을 허용할 것"이라는 취지로 밝혔지만, 19일 집회에 앞서 주최 측의 행진 신청에 경찰은 다시 율곡로 행진을 금지해 혼란이 있었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3차 집회 당시) 법원에선 당일 23시59분까지 집회를 하고, 평화적으로 이뤄질 거라고 했지만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이어졌고 약간의 불법·폭력행위가 있었다. 그런 이유를 들어 저희 나름대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9일 경찰은 시위대의 행진이 가능하도록 율곡로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길을 열어줬다.
 
이 청장은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저희가 일하는데 어려운 부분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본다. 상급법원에서 나중에 다투리라 본다"며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에 대해 본안 소송으로 다툴 것을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은 앞으로 있을 미래 처분에 대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옆에서 시민들이 행진을 막기위해 차벽으로 주차된 경찰버스에 꽃무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지난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옆에서 시민들이 행진을 막기위해 차벽으로 주차된 경찰버스에 꽃무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16.11.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이 청장은 지난 19일 4차 촛불집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시민들께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셨고 저희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집회권을 보장해 잘 마무리됐다. 다친 분, 연행한 사람도 없이 바람직했다고 보인다"고 평했다.
 
4차 집회 때 시민들이 경찰의 차벽에 꽃스티커를 붙여 만든 '꽃벽'에 대해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이 있는데 (과거처럼) 때리는 것 보다 꽃을 붙여주니까 저희 입장에선 훨씬 낫다"면서 "너무 많이 붙여놔서 어떻게 뗄지 의경들이 걱정되더라. 그래서 쉽게 떨어지는 건 떼고 다음주에 또 붙일 텐데 나머지는 놔두라고 했다"고 전했다.
 
26일 5차 집회엔 사상 처음 3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찰은 안전관리에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이 청장은 "시민들이 얼마나 모이건 경찰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은 3만명 미만이고 지난 12일 집회가 지금까지 경력 중 최대였다"며 "경력 동원이나 집회관리 기조는 변함이 없다. 다만 더 많은 인원이 오신다고 해 경복궁역·시청역·종각역 등 주변의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 당시 경찰은 272개 중대 2만5000명을 배치했다.
이 청장은 "제일 위험한 게 평지보다 지하철에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이라며 "아주 오래 전 서울역에서 엄청난 사고가 있었다. 이번엔 서울시와 협의해 인접한 역사에 안전인력을 많이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1960년1월27일 설 귀향객들이 몰린 서울역 계단에서 31명이 압사하고 41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났다. 
 
이 청장은 "지난 12일 집회 때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19일에 눈에 띄진 않았지만 저희가 종로·남대문에 지구대장과 직원들, 순찰차를 배치했다. 지난 주말엔 인원이 아주 많지 않아서 문제가 없었는데 국민안전처와 안전관리 문제를 협의했고 서울시에도 공문을 보내 '판교 지하철사고 환풍구 사고' 같은 일이 없도록 안전관리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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