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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가방 속 어머니 휴대폰 울린 재수생 사과글에 응원 봇물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2016-11-18 17:22 송고 | 2016-11-19 21:39 최종수정
인터넷 카페 '수만휘'에 올라온 글에서 글쓴이가 당시 같은 수능 시험장 교실에 있던 수험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내용. © News1
인터넷 카페 '수만휘'에 올라온 글에서 글쓴이가 당시 같은 수능 시험장 교실에 있던 수험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내용. © News1

2017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르다 도시락 가방 속에서 어머니 휴대전화가 울려 부정행위 처분을 받은 학생의 사연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 학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응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수능 시험이 끝난 17일 오후 6시 30분께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수만휘(수능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닷컴' 인터넷 카페에 '오늘 부정행위로 걸린 재수생인데'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엄마가 도시락 가방을 주길래 그대로 받아서 시험을 치러갔지만 국어가 끝날때쯤 벨소리가 울려서 국어만 치고 집에 왔다"며 "같은 교실에서 시험 친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한창 시험에 집중할 시간에 방해가 된 것 같다며 사과의 뜻을 재차 밝히고 "어차피 따로 목표로하는 대학이 있어서 다시 준비할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입학이라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제일 약하다고 생각했던 국어가 94점이라 너무 아쉽다"며 스스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벌어져 마음이 상했을 재수생이 오히려 주위의 수험생들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는 글을 올리자 격려와 응원의 댓글로 보답했다.
한 누리꾼은 "그 마음이 정말 곱다. 내년에는 꼭 원하는 대학에 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누리꾼은 "어머니에게 위로를 많이 해달라"며 "내년에 대박이 날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외에도 '본인도 힘들었을 텐데 멘탈이 멋지다.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그렇게 된 것이다' '내년에는 꼭 합격하길 바란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응원하겠다' '정말 노력 많이 하고 피땀 흘려 공부했을 텐데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존경스럽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 글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학생이 아닌 또다른 사람이 꾸며서 만든 글일 수도 있다며 의혹을 주장했다.

이에 글쓴이는 "남산고 25 시험실 2학년 8반 교실에서 시험쳤다"면서 수험번호 일부를 공개했고 글쓴이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또다른 누리꾼도 수능 당일 낮 12시 54분께 자신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며 '엄마가 실수로 도시락 통에 폰을 넣어 부정행위로 나왔다'는 내용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글쓴이는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내년 시험에 더 집중해서 대학에 가라는 계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머니도 실수니까 원망하지 않으려는 마음"이라면서 "어제는 어제 일이고 이제 새 입시를 준비하려 한다"고 답변을 보냈다.

한편 지난 17일 부산 남산고에서 2017학년도 수능 1교시 국어영역을 보던 한 재수생은 시험 종료를 앞두고 도시락 통에서 어머니 휴대전화가 10초간 울려 부정행위로 간주돼 자술서를 제출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시교육청은 제출받은 재수생의 자술서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보내 처벌 수위 등을 검토할 예정이나 고의성 없다면 내년에 다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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