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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브릿지’ 황진솔 대표 “임팩트 기부, 투명한 기부모델의 마중물”

(서울=뉴스1) 손현석 기자 | 2016-11-18 10:22 송고 | 2016-11-21 08:34 최종수정
‘임팩트 기부라’는 기부모델로 유명한 비영리법인 ‘더 브릿지’ 황진솔 대표(사진 가운데). 사진=업체 제공 © News1
‘임팩트 기부라’는 기부모델로 유명한 비영리법인 ‘더 브릿지’ 황진솔 대표(사진 가운데). 사진=업체 제공 © News1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맞게 된 연말연시. 이 시기는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이들이 더 생각날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이슈만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종 정부단체나 연예인과 같은 셀레브리티를 중심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처럼 기부 의지가 높지만 정작 이를 꺼리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부단체들을 향한 불신 탓이다.
지난해 모 단체에서 실시한 대형 공익법인들의 기부금 사용 실태의 효율성과 투명성 지표 조사에서 현저히 낮은 등급이 나와 눈길을 끈 바 있다. 아직도 기부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바른 기부문화 모델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단체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비영리법인 ‘더 브릿지’(대표 황진솔)가 대표적이다.

황 대표는 에코프론티어 선임 컨설턴트 등을 지내고 지난 2012년 이른바 ‘임팩트 기부’ 모델을 내세운 기부 스타트업에 투신,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내오고 있다. 그를 통해 기부에 대한 관점 재정립과 새로운 방식의 기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황진솔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먼저 ‘임펙트 기부’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다.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을 중심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라고 들었는데

(쉽게 말하면) 기부에 투자 개념을 녹여낸 거다. 결국엔 낸 돈이 0이 되기 때문에 투자가 아니라 기부라는 정당성을 가진다. 1차 기부 후 포인트가 쌓인 뒤 추가로 기부금을 더 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다. “이렇게 기부금이 환원해 효과적으로 다시 활용될 수 있구나”라는 걸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 단, 개인이든 기업이든 첫 기부금에 한해 세금공제가 된다.
우리의 강점이 ‘투명한 기부금 운영’이다. 3개월마다 중간 보고가 있고, 언제든 구글닥스 문서로 열람이 가능하다. 따라서 아직 대기업 참여는 미비하지만 효과적이고 투명한 기부 형태를 찾는 젊은 스타트업들의 참여가 늘고 있으며,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100% 현지 사업으로 투입되고, 돌아온 돈(포인트)이 다른 좋은 프로젝트에 계속 소진되니깐 ‘사회공헌’ 측면에서의 정당성이 확보된 것이다.

Q: 그 포인트가 기부자한테 현금으로 환원은 안되는지?

기부금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환급은 되지 않는다. 자금의 환급을 목표로 하기보다 개도국에서 자립 의지가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응원해주는 펀딩이다. 기부와 투자를 모두 받기 어려운 자립 비즈니스를 하고자하는 개도국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Q: 이렇게 설명을 듣고 있으니 ‘임팩트 기부’라는 개념 자체가 와 닿는다. 하지만 좀 더 대중들에게 접근하긴 위해서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싶은데

맞다. 이해하고 나면 좋은데, 그런 시간이 좀 걸리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외부 홍보가 고민이다. 유튜브에 ‘임펙트 기부’라고 치면 소개 영상이 있긴 하지만 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인 듯하다. 이른바 ‘세계 시민의식’을 심어주는 중·고등학교 동아리 모임들을 만들었고, 이런 모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형성에 힘쓸 예정이다.

올해 진행한 사업으론 우간다 여성기업가 중심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 사업 등이 있다. 청년사업 르완다, 우간다는 교육사업과 펀딩이 연결된 프로젝트 진행 차 다녀왔다. 최근에는 미국을 방문해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임펙트 기부 참여를 유도하고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지인들과의 진심 어린 교류와 네트워크가 ‘더 브릿지’ 의 기반이자 핵심 가치다. 사진=더 브릿지 제공 © News1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지인들과의 진심 어린 교류와 네트워크가 ‘더 브릿지’ 의 기반이자 핵심 가치다. 사진=더 브릿지 제공 © News1
Q: 좋은 의도로 시작했겠지만 사업 초창기에는 힘들었을 거 같다

그렇다. 당시에 대기업들 담당자들과 미팅하면 “기부금이 순환될 수 있으면 좋긴 한데 그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답변만 받기 일쑤였다. 약 3년이 지금은 원금이 되갚아진 프로젝트를 나온 상태라 이제는 보여줄 수 있다. 지금까지 20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5개 정도가 100%를 환급했다. 나머지는 환급 중이고, 아예 환급이 불가능한 마음 프로젝트도 하나 있었다.

Q: 회사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궁금하다

일단 더브릿지 운영비 10% 기부 여부를 묻는다. 이건 선택이 가능하다. 아울러 다른 곳과 달리 ‘선 투자 후 수수료’ 방식을 고집한다. 환급된 것에 일부는 수수료를 떼는 것으로,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한다’는 리스크를 안고 운영되는 셈이다. 이렇게 비즈니스 모델을 짠 이유는 저희가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가 ‘신뢰’, ‘공존’, ‘상생’이기 때문이다.

이러니 자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차 사업으로 개도국의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진출을 돕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디자인을 해주거나 현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교육 등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나 미래창조과학부 과제로 수주해서 진행하기도 한다.

Q: 직원수와 기업(개인) 기부자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현재 8명이 근무 중이다.개인 후원자가 대부분이고 최근 기부의 투명성과 효과성을 원하는 기업들이 사회공헌의 형태로 더 브릿지와 협력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내년도 더 브릿지 핵심사업과 개인적인 바람을 듣고 싶다

임팩트 기부 크라우드 펀딩사업을 통해 40개 개발도상국 자립 비즈니스 지원에 힘쓰고, 개발도상국 지역주민 및 청년 대상 기업가 정신 교육, 한국 기업과 개발도상국 기업 수평적 연계 사업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예상 매출액 6억이다.

바라기는 주체적 자립을 통한 개도국 사람들의 존엄성 회복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도국 사람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즉 개도국 사람들은 불쌍하다는 편견을 넘어 우리와 다른 가치와 가능성을 가진 이들로 인식하고 지원하는 기부문화가 잘 정착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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